고단한 삶의 쓸쓸한 노래 .. 김명인/이진명씨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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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삶, 그러나 결코 멈출수 없는 여정.
40과 50대를 바라보는 두 시인이 인생의 근원적인 허무와 비애를 노래하는
시집을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 쓸쓸한 초겨울 시단을 장식하고 있다.
김명인(48)씨의 "푸른 강아지와 싸우다"와 이진명(39)씨의 "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는 시인 자신의 인생길을 돌아보는 시집들.
김명인씨는 4번째 시집 "푸른 강아지와 싸우다"에서 50년의 인생길과
20년의 시작을 성찰하면서 절망스럽고 힘겨운 삶의 무게를 견디면서 걸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제 발의 뜨거운 도취가/한때 광휘로 이끌어 철없는 춤의 시절로/달려갔던
사람들은 안다/풀로 돋고 물로 흐르고 꽃다이 지거나 단풍으로/불붙으면서
/강이며 구릉을 건너 아득한 곳에까지/세월을 다해 물들이었건만/그대
참으로 높은 경계의 벽 너머/하란에 있었다는 사실을, 함박눈 속으로/걸어
가노라면/저 눈송이들로 가로막는/무도의 슬픈 번다함이/.../저마다 병들수
있으므로 저녁 어스름/속으로 떠다니는 몽유/마침내 몸을 잃고/한없이
지워지면서도 나는 다시 뚫고 나아가려고/티끌로 몰려가는 아득한 저켠"
("무도" 일부)
이 시에서 시인은 자신이 젊은 시절 제 발의 뜨거운 도취에 사로잡혀
세월을 다해 그대가 가있는 하란으로 달려갔다고 고백한다.
하란은 평화로운 꿈과 이상의 공간으로 시인의 목적지.
몸을 잃고 한없이 지워지기도 하지만 다시 뚫고 나아가야함을 시인은
노래한다.
중년을 바라보는 여류시인 이진명씨는 두번째 시집 "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에서 번잡한 생활을 훌훌 벗어던져 버리고 죽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을 표현하고 있다.
"나를 낳아준 집/그 죽음을 떠나 벌써 학교 생활 서른아홉해/해도해도
공부는 끝없고/새과목은 늘어나기만 한다/점수 나아지는 기색도 없어/흥미
잃을때 많다/집에 대한 그리움 남아있을때/집에 대한 기다림 남아있을때/
이젠 됐으니 그만 돌아와도 좋다/연락 왔음 좋겠다/.../언제나 우리의
공부를 멈추게 하고 따뜻이 불러들이려나/그집, 죽음 말고 어디를 더
갈 데가 있는가/그 집, 죽음 말고 어디가 우리를 품어주겠는가"("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 일부)
이 시에서 시인은 삶은 학교이고 죽음은 집이라고 쓰고 있다.
이제 공부를 그만하고 집에 가서 쉬고싶다고 일상의 힘겨움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김명인씨와 이진명씨는 삶의 무게를 토로하면서도 결코 이 길을
멈추거나 짐을 놓쳐 버릴수 없다고 고백하면서 허무함을 극복하고 있다.
< 권성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8일자).
40과 50대를 바라보는 두 시인이 인생의 근원적인 허무와 비애를 노래하는
시집을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 쓸쓸한 초겨울 시단을 장식하고 있다.
김명인(48)씨의 "푸른 강아지와 싸우다"와 이진명(39)씨의 "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는 시인 자신의 인생길을 돌아보는 시집들.
김명인씨는 4번째 시집 "푸른 강아지와 싸우다"에서 50년의 인생길과
20년의 시작을 성찰하면서 절망스럽고 힘겨운 삶의 무게를 견디면서 걸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제 발의 뜨거운 도취가/한때 광휘로 이끌어 철없는 춤의 시절로/달려갔던
사람들은 안다/풀로 돋고 물로 흐르고 꽃다이 지거나 단풍으로/불붙으면서
/강이며 구릉을 건너 아득한 곳에까지/세월을 다해 물들이었건만/그대
참으로 높은 경계의 벽 너머/하란에 있었다는 사실을, 함박눈 속으로/걸어
가노라면/저 눈송이들로 가로막는/무도의 슬픈 번다함이/.../저마다 병들수
있으므로 저녁 어스름/속으로 떠다니는 몽유/마침내 몸을 잃고/한없이
지워지면서도 나는 다시 뚫고 나아가려고/티끌로 몰려가는 아득한 저켠"
("무도" 일부)
이 시에서 시인은 자신이 젊은 시절 제 발의 뜨거운 도취에 사로잡혀
세월을 다해 그대가 가있는 하란으로 달려갔다고 고백한다.
하란은 평화로운 꿈과 이상의 공간으로 시인의 목적지.
몸을 잃고 한없이 지워지기도 하지만 다시 뚫고 나아가야함을 시인은
노래한다.
중년을 바라보는 여류시인 이진명씨는 두번째 시집 "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에서 번잡한 생활을 훌훌 벗어던져 버리고 죽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을 표현하고 있다.
"나를 낳아준 집/그 죽음을 떠나 벌써 학교 생활 서른아홉해/해도해도
공부는 끝없고/새과목은 늘어나기만 한다/점수 나아지는 기색도 없어/흥미
잃을때 많다/집에 대한 그리움 남아있을때/집에 대한 기다림 남아있을때/
이젠 됐으니 그만 돌아와도 좋다/연락 왔음 좋겠다/.../언제나 우리의
공부를 멈추게 하고 따뜻이 불러들이려나/그집, 죽음 말고 어디를 더
갈 데가 있는가/그 집, 죽음 말고 어디가 우리를 품어주겠는가"("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 일부)
이 시에서 시인은 삶은 학교이고 죽음은 집이라고 쓰고 있다.
이제 공부를 그만하고 집에 가서 쉬고싶다고 일상의 힘겨움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김명인씨와 이진명씨는 삶의 무게를 토로하면서도 결코 이 길을
멈추거나 짐을 놓쳐 버릴수 없다고 고백하면서 허무함을 극복하고 있다.
< 권성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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