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업계의 향후 최대 과제는 메모리일변도의 사업구조를
비메모리반도체와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메모리분야에서는 세계최고의 위치를 차지했지만 반도체전체시장을
놓고 볼때는 선진기업수준에 달했다고 볼 수가없다.

반도체시장에서 메모립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정도이다.

나머지는 고도의 기술을 바탕으로한 고부가가치제품인 비메모리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는 전자산업의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

대량생산해대량소비되는 제품이기때문에 전자산업의 경기가 침체되면
불황을 면하기 어렵다.

공장 하나를 건설하는데 약 1조원가까운 비용이 투자되는 장치산업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위험이 매우 높다.

반대로 비메모리반도체는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대량소비되는 범용제품이 아니라 특수한 용도로 사용돼 장치산업이라기
보다는 기술산업이라고 할 수있다.

이때문에 선진 기업들은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사업비율을 60대 40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업계는 비메모리분야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최근 현대전자가 미국의 비메모리반도체업체를 3억달러에 인수한 것도
비메모리분야 사업강화를 위한 절박한 선택이다.

비메모리분야 사업강화를 위해서는 설계기술을 확보가 절대적이며 이를
위한 설계전문인력 양성도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업체의 또다른 과제는 장비의 국산화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반도체장비중 국산제품은 10%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국산화된 것도 소비성부품이 대부분이고 고가의 제품은 거의 외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반도체산업이 발전할수록 외국의 반도체장비제조업체에게 좋은
일을 시키는 셈이다.

국내반도체업계가 반도체시장전체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려면
설계기술확보를 통한 비메모리부분강화와 장비국산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