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교보 대한등 "생보 빅3"가 이른바 하이-로우( High-Low )포커게임에
들어가는 양상이다.

21세기를 향한 전략적 카드를 들고 "하이"냐 "로우"냐 아니면 "흔들어
버릴 것"( Swing )인가의 기로에서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나 할까.

먼저 총자산과 시장점유율면에서 선두자리를 확보해놓고 있는 삼성생명.

이회사는 국제화시대에 대비한 종합금융화를 지향하는 하이전략과 회사의
본뿌리라고 할수 있는 보험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겠다는 로우전략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교보는 바닥에 펼쳐진 카드로 보아 생보사를 모기업으로 하는 금융전업
그룹이란 하이전략에 관심을 더 갖는다.

반면 대한은 보험 고유영역에서 우위를 고수하는 로우전략이 역력하다.

이들생보 빅3의 행보를 쫓아가보자.삼성은 올들어 보험시장의 "움직일
수 없는 선두"라는 안팎의 인식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삼성이 취한 조치가 이를 반증한다.

그한예가 영업의 키포인트인 설계사등 조직원의 대폭 증원이다.

올1년동안 무려 1만명을 늘린다는 계획속에 대졸여성인력 확충에 나서
양적 질적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삼성생명이 종합금융화를 게을리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증권 신용카드사등을 묶어 만든 금융.보험소그룹에서 주력사임을
자부하고 있다.

때문에 생명의 종합금융화가 내년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은 불문가지다.

이는 황학수사장이 밝힌 95년 경영방침으로 내건 "보험품질보증"
도약하는 삼성생명"이란 슬로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삼성의 내년도 경영방침에는 기회선점경영추진이라는 과제아래 <>전략적
자산운용 <>국제화 개방화시대에 대한 발빠른 대응 <>지방자치 대응력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는 계획이 명시돼있다.

대한교육보험은 사실 올초 이중효사장체제출범이후 향후진로가 크게
바뀌고 있다.

생명보험전업회사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급속히 탈피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사장은 오는2000년대 금융전업그룹 부상을 목표로 설정하는 등
종합금융기관으로의 변신을 대외에 공표했다.

로우쪽을 버리고 하이로 선회했다는 분석은 여기에 기인한다.

지난해말 증권사를 매입한데 이어 종금사등 타금융기관 사냥에 나선
것이 하이전략의 일환이다.

이에대해 생보업계는 교보의 금융전업그룹 변신이 가시화될 경우
국내생보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금융서비스체제를 바탕으로 실적배당상품등 선진보험상품을 개발,
고유영역인 보험시장에서 삼성등과 수위다툼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사장도 업계의 이같은 전망을 부인하지 않는다.

"금융전업그룹으로의 변신은 움직일수 없는 중장기 목표"라면서 "현재
전사적으로 추진중인 보험영업대열의 재정비도 금융전업그룹을 위한
정지작업의 하나"라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다.

대한생명은 삼성이나 교보에 비해 운신폭이 좁은게 사실이다.

영업면에서 업계 2위로 부상해 있긴 하나 보유자산면에서 두회사에
비교가 않된다.

책임준비금적립등 내부현안과제도 안고있다.

종합금융화 전략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대생이 취할수 있는 길은 지금처럼 보험시장에서 우위를 계속
유지하는 일이다.

로우전략이 최선의 길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이후 삼성 교보가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등 개혁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나 유독 대생만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대생은 그래서 설계사교육 강화등 "조용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험영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대생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는
대목이다.

생보 빅3가 선택할 전략에 따라 국내생보시장의 몫이 여러 형태로
달라질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많다.

삼성생명이 현재까지 크게 앞서있어 흔들어 버릴수( Swing )도 있으나
교보 대한의 히든 카드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

업계의 분석도 대충 그렇다.

< 송재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