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업계의 전통적인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선도하고 있으며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 구조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오는 95년 발표예정인 "윈도스 95"의 등장으로
하드웨어중심의 컴퓨터 업계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미 현지시간)부터 열린 컴덱스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윈도스
95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하드웨어 업체들까지
지원세력으로 거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휴렛팩커드 인텔 3COM등이 "우리는 윈도스 95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선언하고 나섰으며 후지쓰 파나소닉등 일본 업체들도 이에 동의했다.

또 코너등 기억장치 제조업체는 물론 시러스로직 쳉랩등 주문형반도체
제조업체들까지 윈도스의 우산안에 보호받기를 원하고 있다.

하드웨어에 끼워주는 소프트웨어가 아니고 하드웨어의 성능과 개발일정을
소프트웨어가 정해주는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관계전문가들은 컴퓨터 산업이 오는 95년에는 윈도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멀티미디어로 가득찬 정보통신망 시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비디오가 멀티미디어의 견인차로 등장하고 있다.

비디오그래픽 카드가 자연색상을 완벽하게 표현해주는 24비트 형태로
정착되고 TV튜너카드 비디오 저장보드와 압축보드 동영상재생보드등이
대거 선보이며 95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4백여개 업체가 멀티미디어 제품을 내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며 보다 풍성한 멀티미디어 환경을 자랑했다.

CD롬 시장도 급속히 커져 내년에는 전세계에 5천만대의 CD롬 드라이브가
보급되고 해마다 1만여개의 타이틀이 새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컴퓨터 관련 산업이 멀티미디어 환경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모니터는 기존의 14인치에서 17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로 크기를 키워가고
있으며 엡슨 캐논등 프린터 제조업체들은 컬러화를 서두르고 있다.

또 멀티미디어를 충분히 받쳐줄 수 있는 1기가 바이트 이상의 대용량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기본적으로 각종 PC에 내장되고 있다.

멀티미디어를 온라인을 통해 집안까지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 AT&T가 컴퓨터 업체들과 나란히 멀티미디어 PC통신망을 구축해 온라인을
집안까지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영상을 구역내통신망(LAN)은 물론 광대역 통신망과 일반 공중전화망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주변기기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한가지 소프트웨어로 여러가지 일을 하는 "다기능 소프트웨어"와
정보통신망을 통해 직접 만나지 않고도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력 컴퓨터
사용 환경"이 95년부터 각광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