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이 가져오는 최초의 변화는 다양한 고용창출이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급격한 경제환경변화에 따라 과거엔 없던 각종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개혁 개방으로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공항주변엔 의레 택시잡아주는
사람들이 관광객수만큼이나 붐빈다.

유창한 영어나 일본어로 이들은 관광객과 "어디까지 얼마"로 가느냐를
협상한다.

협상후 그들을 쫓아가 택시를 타면 그와 운전사는 흥정된 택시값의
50%씩 나눠갖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몇해전까지 볼수 있었던 이른바 "삐끼"인 것이다.

이러한 희귀업종은 중국 각 사회분야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탄생하고
있다.

최근 남경에선 보디가드및 비서업무를 겸할수있는 인원들을 확보하고
필요한곳에 이들을 공급해주는 회사가 세워졌다.

남경형제공관사무유한공사라는 이회사는 전체 직원의 80%가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 "여성보디가드겸 비서"를 중국말로 여보 라고 부른다. 이들의
채용조건은 까다롭다.

1백60cm이상의 신장에 대학 혹은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연령은 35세
이하로 용모가 단정하고 신체 건강해야 한다.

채용후 치러야하는 회사의 훈련내용도 만만치 않다.

초급과정훈련 3개월은 반드시 거쳐야하고 6개월코스의 중급과정이나
1년코스의 고급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는 컴퓨터 번역 무역업무지식 각종행사의례 에티켓등이 있는가하면
사격 무용 유도 격투기등 실천학습도 포함된다.

이들 대부분은 외국회사의 사장보디가드겸 비서로 활용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그 가족에 대한 경호업무도 한다. 노인을 돌봐주는
신종업종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엔 노인문제가 심각하다. 12억인구중 1억이 60세 이상의 노인이다.
이들을 위한 새로운 업종이 올해초 상해에 생겼다.

이른바 배노녀로 "노인을 돌봐주는 여자"를 뜻한다. 이들 출신은
간호사 대학생 문예방면 직업을 가진 사람등 다양하다.

나이는 대체로 20~30세. 중국엔 1인 자녀원칙이 지켜짐에따라 노인의
외로움이 더해감으로써 이런 유의 "실버 사업"이 흥미를 끌고 있다.

아이디어 업종도 나날이 발달하고 있다. 최근 북경교외 창평엔 한
항공 악부(항공여행사)가 세워졌다. 항공여행사라고 하지만 아직은
경비행기 1대뿐이다.

북경시내를 잠시 항공유람하는데 받는 비용은 30원(한화 3천원). 이
회사의 유덕증사장이 북경최초의 개인비행기 소유자가 된 것이다.

37세의 농민출신인 그는 수년간 중국민항국과 끈질긴 협의를 거듭한
끝에 허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해 북경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있다.

이처럼 중국 사회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조류들은 일종의 분업화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중국땅엔 다양한 업종이 앞으로도 쉴새없이 양산될 것이다.

< 북경=최필규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