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고르 APEC 정상회의는 오전회의에서 13개국, 오후회의에서
5개국 정상이 발언하는 방법으로 진행.

첫 발제자는 캐나다의 크레티앙 총리가 맡았는데 김대통령은 캐나다
필리핀 칠레 파푸아뉴기니 중국 일본에 이어 7번째로 발언.

김대통령은 "각국간의 다양한 발전수준을 감안하되 선진국들은 목표
연도를 앞당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선진국의 무역자유화
목표연도에 대한 구체적 수치는 각국의 첨예한 이해대립을 감안한듯
제시를 하지 않아 신중한 태도를 견지.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회의에서 아태지역의 통신망확충문제를 논의할
"APEC 통신장관회의" 개최를 제의.

<>.주최측은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보고르궁 한쪽 옆에 위치한 대형식당
에서 인도네시아 최고의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공연을 갖도록 하는등
회담장 주변에서 축제분위기를 연출.

이날 공연은 각국에서 온 APEC 취재기자들이 흥겨운 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했는데 특히 인도네시아의 톱가수 아비 타말라양이 출연해
"한남자만을 위한 사랑"을 열창해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자 일부
기자들은 무대 주변으로 몰려 춤을 추며 흥겨워하는 모습.

주최측은 또 대형식당에 각종 인스턴트식품을 준비해 기자들이 틈틈히
무료 이용할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열대지방 특유의 훈훈한 인심을
보여주기도.

이날 보고르는 우기인데도 불구하고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고온다습한
열대기후로 매우 무더운 날씨.

<>.이날 각국대표들은 국가이름의 알파벳 순서에따라 보고르 대통령궁에
도착,입구에 미리 나와 기다리던 인도네시아 수하르토대통령의 영접을
받은뒤 대통령궁안으로 입장.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이날오전 8시17분께 만다린호텔을 출발,자카르타
보고르간 60 구간의 <자고라이> 고속도로를 따라 50분만에 도착.

4차선인 이 고속도로는 현대건설이 지난 74년부터 6년간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했는데 세계적으로 완벽한 시공으로 유명한 도로로서 한국대통령이
이 고속도로를 달려보는 것은 김대통령이 처음.

주최측은 각국 대표들을 위해 검은색 벤츠승용차 1대와 찝차 1대를
제공했으나 유독 클린턴 미대통령은 미국에서 공수해온 대통령전용
리무진을 타고와 눈길.

특히 알파벳순서에 따라 17번째 맨마지막으로 도착한 클린턴대통령은
다른나라대표들이 1분간격으로 도착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10여분이나
늦게 도착, 무더위속에서 기다리던 보도진으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정상회의가 열린 가루다홀은 보고르궁의 메인홀로 중세유럽궁전풍의
분위기로 장식.

천정에서 바닥까지 높이가 10여m에 이르고 둥근기둥 10여개가 천정을
받쳤으며 창문마다 붉은 커튼으로 장식해 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

정상들이 앉은 의자는 흰식바탕에 주황색 바닥으로 장식. 바닥에는
두개의 대형꽃이 수놓인 붉은색 카페트가 깔렸고 천정에는 대형샹들리에
두개가 홀에 조명을 비쳤다.

주최측은 회의 성격을 감안해 의자옆 테이블에 생수병과 컵만을 제공.

회의시작전 카메라기자를 위한 촬영시간동안 인도네시아 국영방송인
TVRI가 실내상황을 메인 프레스센터와 보고르궁 바깥의 취재진에게
중계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회의실에는 일체 정상외 인사의 출입이
금지됐는데 동시통역원과 보좌관들은 옆방에 대기.

< 보르고=김기웅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