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붕괴이후 도로 교량의 철저한 유지관리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부 경제기획원 관련 시.도들이 유지관리책임과
예산배정등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교통정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수도권신도시등에서는 지자체들이 예산 인력 장비부족등을 이유로 새로
건설되는 도로의 유지관리를 떠맡지 않으려고 발뺌하기 일쑤다.

자유로 2단계구간(통일동산-임진각,17.6킬로미터)의 경우 개통된지 2달이
다됐는데도 아직 관리주체가 정해지지 않았을 정도로 도로관리기피현상이
심각하다.

건설부는 국토균형발전과 도로유지관리의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선 현재
지방도로로 관리되고 있는 전국 3천7백킬로미터를 국도로 승격해서 중앙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내무부와 해당 지자체등을 크게 환영하고 있으나 경제기획원이
반대하고 있다.

이들 도로로 3천7백킬로미터를 제대로 유지관리하기 위해선 연간 약
3백7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현재 이들 도로는 지방도로이기때문에 지자체
의 자체예산과 내무부의 지방양여금에서 유지관리예산이 배정되고 있다.

건설부의 의견대로 국도로 승격될 경우 내무부와 지자체는 예산이 절약
되는 반면 경제기획원은 새로운 부담을 떠안게 되므로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간선도로일뿐만아니라 군작전도로기능까지 맞고 있는 자유로(행주
대교-일산신도시-통일동산-임진각)의 경우 통일동산-임진각 구간(2단계,
17.6킬로미터)은 지난9월16일 개통됐으나 아직 도로관리기관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자유로를 건설한 토지개발공사는 이 도로가 지방도로이므로 경기도에서
관리책임을 맡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기도는 건설부에서
직접 관리해야 한다면서 계속 인수를 미루고 있다.

지난 92년 9월에 완공된 자유로 1단계 행주대교-통일동산 구간
(29킬로미터)의 경우 토개공과 고양시, 경기도가 인수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가 올부턴 고양시와 경기도가 나눠 관리하고 있으나 인원 예산부족
으로 관리가 엉망이다.

고양시측은 "자유로중 고양시내구간 17.5킬로미터와 자유로와 서울의
강변북로를 잇는 시경계도로 4.5킬로미터등 22킬로미터는 사실상 고속도로
나 다름없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하려면 연간 13억5천만원의 예산이 소요
되는데도 내년에 자유로 예산으로 별도로 편성된 것은 한푼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고양시는 "자유로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노면청소차량와 예취기등 도로유지
보수장비, 도로중앙의 잔듸관리차량, 병충해예방차량, 신호기관리고가차량
등 20여대의 장비가 필요한데 1대도 갖추지 못하고 있고 인원도 건설과
토목계 직원3명이 다른 업무와 함께 담당하고 있어 절대 부족한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자유로의 관리방식을 놓고서도 경기도는 국도로 승격시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고양시는 국도로 승격시켜도 고양시내구간은 여전히 해당시에서
관리를 해야 되기 때문에 고속도로로 분류해서 한국도로공사에서 관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또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토지개발공사는 "자유로와 같이 지자체가 도로관리를 기피하는 현상은
분당평촌등 신도시와 지방의 신개발지마다 번번하게 발생했었다"면서
"특히, 성수대교붕괴이후 시설물의 유지관리책임을 엄격하게 따지겠다는
정부의 시책이 나온이후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