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멀티미디어기술을 확보하라.

21세기 최대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멀티미디어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국내전자업체들의 지상과제이다.

삼성전자 금성사 현대전자등 종합전자회사들은 첨단전자기술확보를 통한
멀티미디어시장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마다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기술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금성사.

이회사는 VOD(정보주문형비디오) 위성방송용 단말기 게임기를 비롯 각종
타이틀개발을 위해 선진업체와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지분참여를 하며
기술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금성사는 올해초 미국 오라클사와 VOD용 단말기인 셋탑박스(set top box)를
공급하고 미국 VOD사업에 참여키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회사는 다국적 게임기제조업체인 3DO사와의 라이선스관계를 최근 확대,
1,000만달러를 이회사에 투자하고 지분 3.04%를 확보했다.

금성사는 이를통해 3DO에 참여하고 있는 타임워너사 AT&T사등 선진업체들과
공동으로 3차원그래픽처리용 ASIC(주문형반도체)및 게임기운영체제등을
개발하고 있다.

금성사는 또 위성방송이 본격화될 것에 대비, 위성으로 압축전송된 TV방송
을 수신해 재생하는 위성방송용 VTR를 미국 EMC 3사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 EMC 3측이 위성방송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국내 서비스권을 갖기로 하는
계약도 맺어 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멀티미디어게임기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아래 그동안 기술협력
관계에 있던 세가사와의 협력체제를 대폭 강화, 게임기용 타이틀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회사는 미국 정보고속도로망구축사업에 참여키위해 미국 USA비디오사와
VOD용 셋탑박스는 삼성전자, 프로그램공급용 메인컴퓨터와 소프트웨어는
USA비디오사가 개발키로 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멀티미디어용 통신네트워크 구성을 위해서는 미국 노벨사 시코스사
웅거만바스사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관련시스템을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매크로미디어사와는 타이틀개발용 소프트웨어분야에 기술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현대전자는 멀티미디어분야중 통신부문에 주목, 전세계를 하나의 통신권
으로 묶는 미국 로랄사의 글로벌스타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베스콤사와는
VOD용 셋탑박스개발에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회사는 또 멀티미디어의 핵심기술중 하나인 동화상압축및 복원을 위한
MPEG칩 개발을 위해 미국DVS사와도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다.

업계가 이처럼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에 적극적인 것은 멀티미디어의
기술분야가 컴퓨터 가전 통신등 넓은 범위를 갖고 있는데다 첨단기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단일 기업이 모든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외국기업과 협력관계를 맺을 경우 세계시장진출이 용이하다는 점도
전략적 제휴가 증가하는 이유중 하나로 보여 멀티미디어분야를 저마다
차세대 주력사업부문으로 선정하고 있는 국내전자업체와 해외업체간의
전략적 제휴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