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맹동이라 입동 소설 절기로다/나뭇잎 떨어지고 고니소리 높이
난다/듣거라 아이들아 농공을 필하도다/남은 일 생각하여 집안 일 마저
하세/무 배추 캐어들여 김장을 하오리라''(정학유의 ''농가월령가''중에서)
음력 시월은 김장 담그는 달.

요즘엔 농협이나 식품회사에 김장을 주문하기도 하지만 김치는 역시 집에서
손맛을 곁들여 만드는 것이 제격.

서울삼성동 한국무역센터 지하1층에 자리한 명가김치박물관은 10일부터
김장김치만들기강좌를 개설하고 김치와 관련된 문화강의와 각종 김치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풀무원식품부설로 설립된 이곳은 김치의 역사에서부터 조리기구, 각지방의
특이한 김치 모형에 이르기까지 김치의 모든 것을 한곳에 모아놓은, 문자
그대로 김치박물관이다.

김치박물관 옆에 마련된 강의실에서는 두달 간격으로 박물관대학을 개설,
김치와 전통가정요리에 관한 식품문화론을 강의하고 실습을 통해 요리법을
직접 전수한다.

이번 김장김치담그기강좌에는 윤서석 중앙대명예교수가 김치와 관련된
문화론을 강의하고 전통음식연구가 박희련씨가 배추김치 굴깍두기 갓김치
총각김치 해물고들빼기김치 해물김치 호박김치 동치미등 8가지 김치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김치는 채소발효식품으로 비타민C와 정장작용을 하는 유산균이 풍부해
피부미용에 좋다.

또 젓갈과 갓등의 푸른 채소를 많이 배합한 김치는 칼슘섭취에도 효과적
이다.

깍두기에도 여러종류가 있는데 굴을 소금물에 씻어 양념 버무릴때 섞는
굴깍두기, 임산부들이 먹는 정깍두기, 노인을 위한 숙깍두기가 있다.

정깍두기는 무를 정사각형으로 반듯하게 썰어 만드는 것으로 정갈한 생활을
하는 임산부를 위한 특별깍두기다.

전라도 특유의 매콤한 갓김치는 갓특유의 쌉쌀한 맛과 향기로 입맛을
돋운다.

갓은 줄기가 연하고 보랏빛이 도는 싱싱한것을 골라야 하며 숨이 푹 죽도록
소금에 오래 절이는게 좋다.

씀바귀의 일종인 고들빼기로 만드는 고들빼기김치는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등 남도지방의 특징적인 김치로 맵고 짜며 감칠맛이 별미.

고들빼기는 쓴맛이 강하므로 이틀정도 소금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내야
한다.

총각김치의 경우 무청이 싱싱하고 무가 단단한 것을 골라야 하며 삭힌
풋고추를 넣으며 향기가 좋다.

해물김치는 무와 도루묵 생태 물오징어등의 해물을 같은 크기로 썰어
생멸치젓국에 섞어 만드는 김치로 강원도 특유의 음식.

황해도에는 찌갯거리로만 이용하는 호박지라는 김치가 있다.

늙은 호박과 김장하고 남은 배추우거지, 무청을 절였다가 막고춧가루와
젓갈로 버무려 담그는데 오래 두었다가 먹으므로 간을 강하게 해야 한다.

겨울김장에 빼놓을수 없는 김치로 동치미를 들수 있다.

동치미무는 무청이 싱싱하고 몸매가 약간 작은듯하며 곱게 생긴것을 선택해
잔털을 떼고 솔로 깨끗이 씻은뒤 소금에 굴려 2일정도 독에 담가둔다.

명가김치박물관 562-1075

< 권성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