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혁신 고객만족 전사적품질경영(TQM)등은 대기업이라면 대부분 오래전에
도입했던 고전적인 경영혁신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매출액이 1조2천억원을 넘어서고 있고 임직원수가 1만5천명이나
되는 대기업인 현대전자는 작년4월에 경영혁신팀을 구성해 일련의 혁신운동
"메뉴"를 내놓았다.

그것도 "새일터 창조운동"같은 의식개혁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TQM BPR
(비지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등 본격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한 것은
금년들어서이다.

경영혁신운동에 관한한 현대전자는 늦깎이인 셈이다.

현대전자가 이처럼 늦깎이로 경영혁신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경영혁신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83년에 설립된 현대전자는 설립후 10년동안 연편균 1백1.2%라는
매출액신장률을 기록해 왔다.

품질관리와 71개정도되는 부품협력업체관리등 기본적인 생산관리기법만
적용해도 경영실적목표달성이 쉽게 이루어진 고도성장기였다.

첨단 경영기법을 굳이 찾아 나서야할 필요성 자체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93년들어 창립10주년을 맞았고 그동안 외형성장에는 일단 성공
했다는 자체평가를 내린후부터 문제는 달라졌다.

양적팽창에서 질적인 측면을 강조해야할 때라고 판단했고 이같은 경영전략
의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사적인 경영혁신이 요구됐다.

이에따라 작년4월부터 시작된 현대전자의 경영혁신운동은 외형상으로는
일반적인 패턴을 따른 것처럼 보인다.

의식개혁->사무혁신->고객만족으로 이어진 준비단계를 거쳐 리엔지니어링
으로 연결시키는 흐름을 따랐다.

그러나 각 단계의 내용은 약간 독특하다.

의식개혁단계에서는 일반생산직의 근로의식고취에 비중을 싣는 제조업체의
일반적인 의식개혁운동과 달리 현대전자는 임원진의 의식개혁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의식개혁운동 프로그램이 백화점식으로 잡다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간부진 의식개혁세미나에서 시작해 <>10원짜라 동전모으기 <>전사원 사진
전시회 <>이천(현대전자 본사소재지)지역문화재관리 <>사업본부별 1개산
가꾸기 <>지역 약수터관리 <>고아원방문등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의식개혁운동은 기업홍보효과를 노리는 측면도 포함하고 있지만
임직원들에게 통상업무이외의 문제를 가지고 전사적으로 함께 행동하도록
계속 "이슈"를 만드는쪽에 방향이 맞추어졌다.

현대전자의 경영혁신팀관계자는 "현대전자의 경우 역사가 짧아 임직원들,
특히 차장급이사의 간부진은 그룹계열사에서 왔거나 아예 다른 회사에서
스카웃되어 온 사람이 많다"며 이에따른 임직원들의 이질성을 타파하고
동료의식을 강화하는게 급선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백화점식으로 이슈를 만들어 전사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임직원들이 동질성을 확인하는 행사를 끊임없이 만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현대전자는 이같은 특수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찾는데서는 "늑깎이"라는 잇점을 최대한 누렸다.

경영혁신팀의 박철준과장은 다른 기업들이 이미 실시한 방식을 충분히
벤치마킹할 수 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 내용을 다양하게 꾸미는 것은
쉬었다고 설명했다.

다음단계인 사무혁신 역시 충분한 벤치마킹이 가능했다.

70t분량의 문서를 폐기한 문서화일링시스템구축과 전자우편및 반도체부문의
광화일시스템구축등의 사무혁신운동을 거친후 컴퓨터 카메라 카오디오등의
제품을 중심으로한 고객만족운동도 벤치마킹으로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현대전자의 경우 다른 회사에서 3-4년정도 걸려 실시한 의식
개혁과 사무혁신 고객만족등의 경영혁신운동을 1년 남짓만에 다 수행하는등
빠른 진척도를 냈다.

벤치마킹을 충분히 활용해 시행착오에 따른 시간낭비를 축소화 할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전자의 경영혁신운동은 기본적으로 기본적으로 기업의 경영전략이
바뀌는 과도기에 전사적인 경영혁신운동을 추진하기 시작하는등 타이밍이
주효했다고 볼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