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관료] (58) 제5편 신패러다임을 (7) 하급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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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주요신문에 이색적인 광고가 실렸다.
대주주를 경남도청으로 하는 지방 무역회사의 설립을 알리는 광고였다.
"경남무역"이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지자체 출자로 설립된 첫 기업체.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입을 대행해 준다는게 사업정관의 "제1호"다.
이어 5월에는 "전남무역"이 주식회사형태로 출범했다.
지역 농.수.축산물과 중소기업제품의 수출입을 전담하는 회사로.
지자체들의 지역경제연구소 설립도 붐을 이루고 있다.
그동안 중앙연구기관이나 용역업체에 의존하던 지역개발계획을 직접
짜보겠다는 작정에서다.
충북 대구 경북 전남 부산등에 이미 "00개발(발전)연구원"이란 이름의
연구소들이 가동되고 있다.
충남 강원 경기 전북등도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8일에는 강원도 춘천에서 "지방정부 정상회담"이 열렸다.
강원도와 중국길림성 일본돗토리현 러시아연해주등 동북아 4개국의 지사.
성장이 참여하는 회의였다.
주제는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것.
한쪽에서는 지방화가 진행되고 다른 한 편으론 국제화가 진행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을 직시한 과감한 시도였다.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향한 움직임이라고 할까.
이런 움직임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일까.
최근 "중앙에서 지방으로"의 "인재 역류"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
과천 경제관료들의 "지방이동"이 한창 붐을 이루고 있다.
지난 7월 경제기획원 K서기관이 부산시청으로 근무처를 옮겨갔다.
시장 경제특별보좌관이라는 신설 타이틀을 달고.
지난달에는 같은 경제기획원에서 중국경제전문가로 통해 온 K사무관이
인천시청으로 자리를 바꿨다.
앞으로 활발해질 대중국무역을 앞두고 전문가를 수소문해온 인천으로
미련없이 떠나간 것이다.
뿐만 아니다.
최근 강원도로부터 경제기획원에 날아 온 과장급의 도지사 경제특보 스카웃
요청서에 적지 않은 과장급들이 지원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력의 지방이동-.
내년 6월부터 전면 실시될 지자제를 앞두고 요즘 우리나라에 일고 있는
현상이다.
그 단면이 지자체들의 경쟁적인 "경영실험"이고, "중앙관료들의 지방행
붐"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과천관료들의 지방이동은 지자체쪽으로부터의 흡입(pull)요인도 적지않게
작용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지방행정의 축이 정치.일반행정중심에서 경제.경영으로 옮겨가고 있는
징후들이 그런 흡입요인의 대표적 예다.
그러나 대상이 되는 중앙관료들 입장의 배출(push)요인도 없지 않다.
과천관료들 입장에서는 "중앙부처근무"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져가고 있는지
오래다.
우선 인사적체가 그렇다.
특히 비고시출신들의 경우 그 설움이 더 하다.
5.6급 관료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특히 그렇다.
중앙부처에서야 말단을 면할 수 없는 위치지만 지방에 내려가면 최소한
과장급 보직은 보장된다.
활동반경도 더 커진다.
자치단체장 직선제도 경제관료들의 "하방"을 자극하는 원인의 하나다.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준비를 서두는 측은 주로 "토호"로 불리는
지역유지나 사업가들이다.
일각에서는 "지방행정의 토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중앙부처에서 행정경험을 쌓은데다 학력과 경력에서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관료들이라면 "출마준비"에 대한 욕심도 없을리 없다.
신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사정과 개혁의 여진도 이런 움직임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생기는 것"으로 따져 보면 더욱 그렇다.
개혁기엔 "윗물"과 "중앙"보다는 "아랫물"과 "지방"에 몸을 담는게 더
실속이 있다.
최근 적발된 일련의 지방행정비리에서도 이런 측면을 엿볼수 있는게 사실
이다.
그러니 "하부기관으로"의 축이동이 이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징후는 "청와대행"을 부쩍 기피하고 있는 요즘 관료들의 행태에서도
나타난다.
한때는 관료들이 선망하는 대상이었던 청와대근무가 요샌 "등돌림"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청와대에서 파견근무 요청을 받고 피해다니기 바쁜 경제부처 중견관료
H씨가 그런 경우다.
까닭은 간단하다.
"끗발"은 커녕 조기승진의 기회라는 "당근"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전형적인 예는 6공말기의 경제기획원 P국장의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다.
P국장은 청와대근무를 마치고 본부에 금의환향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돌아온 건 해외유학 권유뿐이었다.
제대로 틀 둥지를 마련할 수 없어서였다.
정권교체와 더불어 그를 눈여겨 챙겨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
정권말기가 되면 청와대비서실에 근무하는 파견직 경제관료들에게 "밖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별로 없고 "밖으로 거는 전화"만 부쩍 잦아진다고도 한다.
요샌 정권교체기도 아닌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관료들의 지방행은 청와대의 "주가하락"과 같은 선상에서 연유를
찾을 수도 있는 셈이다.
지자체 스스로의 변화 움직임이 "지방"을 바라보는 관료들의 시각을
교정해 주고도 있지만.
우리 경제관료들은 분명 새로운 패러다임의 판짜기속에서 엄청난 변화의
노정에 서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0일자).
대주주를 경남도청으로 하는 지방 무역회사의 설립을 알리는 광고였다.
"경남무역"이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지자체 출자로 설립된 첫 기업체.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입을 대행해 준다는게 사업정관의 "제1호"다.
이어 5월에는 "전남무역"이 주식회사형태로 출범했다.
지역 농.수.축산물과 중소기업제품의 수출입을 전담하는 회사로.
지자체들의 지역경제연구소 설립도 붐을 이루고 있다.
그동안 중앙연구기관이나 용역업체에 의존하던 지역개발계획을 직접
짜보겠다는 작정에서다.
충북 대구 경북 전남 부산등에 이미 "00개발(발전)연구원"이란 이름의
연구소들이 가동되고 있다.
충남 강원 경기 전북등도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8일에는 강원도 춘천에서 "지방정부 정상회담"이 열렸다.
강원도와 중국길림성 일본돗토리현 러시아연해주등 동북아 4개국의 지사.
성장이 참여하는 회의였다.
주제는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것.
한쪽에서는 지방화가 진행되고 다른 한 편으론 국제화가 진행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을 직시한 과감한 시도였다.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향한 움직임이라고 할까.
이런 움직임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일까.
최근 "중앙에서 지방으로"의 "인재 역류"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
과천 경제관료들의 "지방이동"이 한창 붐을 이루고 있다.
지난 7월 경제기획원 K서기관이 부산시청으로 근무처를 옮겨갔다.
시장 경제특별보좌관이라는 신설 타이틀을 달고.
지난달에는 같은 경제기획원에서 중국경제전문가로 통해 온 K사무관이
인천시청으로 자리를 바꿨다.
앞으로 활발해질 대중국무역을 앞두고 전문가를 수소문해온 인천으로
미련없이 떠나간 것이다.
뿐만 아니다.
최근 강원도로부터 경제기획원에 날아 온 과장급의 도지사 경제특보 스카웃
요청서에 적지 않은 과장급들이 지원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력의 지방이동-.
내년 6월부터 전면 실시될 지자제를 앞두고 요즘 우리나라에 일고 있는
현상이다.
그 단면이 지자체들의 경쟁적인 "경영실험"이고, "중앙관료들의 지방행
붐"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과천관료들의 지방이동은 지자체쪽으로부터의 흡입(pull)요인도 적지않게
작용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지방행정의 축이 정치.일반행정중심에서 경제.경영으로 옮겨가고 있는
징후들이 그런 흡입요인의 대표적 예다.
그러나 대상이 되는 중앙관료들 입장의 배출(push)요인도 없지 않다.
과천관료들 입장에서는 "중앙부처근무"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져가고 있는지
오래다.
우선 인사적체가 그렇다.
특히 비고시출신들의 경우 그 설움이 더 하다.
5.6급 관료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특히 그렇다.
중앙부처에서야 말단을 면할 수 없는 위치지만 지방에 내려가면 최소한
과장급 보직은 보장된다.
활동반경도 더 커진다.
자치단체장 직선제도 경제관료들의 "하방"을 자극하는 원인의 하나다.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준비를 서두는 측은 주로 "토호"로 불리는
지역유지나 사업가들이다.
일각에서는 "지방행정의 토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중앙부처에서 행정경험을 쌓은데다 학력과 경력에서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관료들이라면 "출마준비"에 대한 욕심도 없을리 없다.
신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사정과 개혁의 여진도 이런 움직임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생기는 것"으로 따져 보면 더욱 그렇다.
개혁기엔 "윗물"과 "중앙"보다는 "아랫물"과 "지방"에 몸을 담는게 더
실속이 있다.
최근 적발된 일련의 지방행정비리에서도 이런 측면을 엿볼수 있는게 사실
이다.
그러니 "하부기관으로"의 축이동이 이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징후는 "청와대행"을 부쩍 기피하고 있는 요즘 관료들의 행태에서도
나타난다.
한때는 관료들이 선망하는 대상이었던 청와대근무가 요샌 "등돌림"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청와대에서 파견근무 요청을 받고 피해다니기 바쁜 경제부처 중견관료
H씨가 그런 경우다.
까닭은 간단하다.
"끗발"은 커녕 조기승진의 기회라는 "당근"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전형적인 예는 6공말기의 경제기획원 P국장의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다.
P국장은 청와대근무를 마치고 본부에 금의환향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돌아온 건 해외유학 권유뿐이었다.
제대로 틀 둥지를 마련할 수 없어서였다.
정권교체와 더불어 그를 눈여겨 챙겨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
정권말기가 되면 청와대비서실에 근무하는 파견직 경제관료들에게 "밖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별로 없고 "밖으로 거는 전화"만 부쩍 잦아진다고도 한다.
요샌 정권교체기도 아닌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관료들의 지방행은 청와대의 "주가하락"과 같은 선상에서 연유를
찾을 수도 있는 셈이다.
지자체 스스로의 변화 움직임이 "지방"을 바라보는 관료들의 시각을
교정해 주고도 있지만.
우리 경제관료들은 분명 새로운 패러다임의 판짜기속에서 엄청난 변화의
노정에 서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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