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호전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 통독 5년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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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냉전의 상징인 베를린장벽이 무너진지 9일로 5년째.
독일은 통일후유증을 극복하면서 제2의 경제기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라인강(서독)"과 "엘베강(동독)"간의 불협화음이 생기는등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들도 적지 않다.
올들어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독일은 통독으로 발생한 갖가지
난관을 딛고 활력을 되찾는 기운이 완연하다.
서독지역은 지난해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는 2.5% 그리고 내년
에는 3%대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인플레율이 3%수준까지 떨어지는등 물가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동독지역도 어딜가나 회색빛 건물사이로 서구식 고층건물을 세우는 크레인
을 볼수 있으며 올 성장률이 8%를 웃도는등 자본주의 체제가 서서히 정착
되는 분위기다.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과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도 독일의 국가경쟁력을
유럽국가중 지난해 3위에서 올해는 1위로 복귀시켰다.
그러나 이같은 외적성장에도 불구 두지역간에 깔려 있는 이질감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역간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한데 따른 갈등이 강하게 드러나는
문제점을 표출하고 있다.
무너진 장벽을 찾는 관광객을 상대로 아랍계 상인들만이 한국어까지 구사
하며 기념품을 파느라 분주할뿐 이를 바라보는 베를린 주민들의 눈빛에는
5년전의 환희를 찾아볼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 40여년간 서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동.서독 주민들은 심지어
언어에서 조차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독 주민들은 서독측이 지나치게 실용적으로 언어를 사용, 소유격을 생략
하는등 문법을 크게 변질시켰다고 비난할 정도이다.
통독후 생활수준은 다소 개선됐다고 하나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로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심각한 실업난을 겪는 것도 동독주민들의 또다른 고통이다.
게다가 "서독주민들은 동독에서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조할 정도로 서독으로부터 멸시를 받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반면 서독주민들은 통일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그만큼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내년부터 "통일세"란 명목으로 소득세를 더 물어야 하는데 대해
불평을 서슴치 않고 내뱉고 있다.
또 통독이후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급증, 올들어 장기금리가 1.8%포인트
상승하는등 금융부담이 커지는데 대한 기업들의 불만도 대단하다.
지난달 있은 독일 총선에서 헬뮤트 콜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연합
의 세력이 크게 약화된 사실이 이런 상황을 잘 말해준다.
통독직후인 지난 90년 총선에서 3백19석을 차지했던 콜총리는 이번 총선
에서 2백94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동서독 양진영에서 모두 인기를 잃은 결과였다.
반면 구동독 공산당의 변신인 민주사회당(PDS)은 17석에서 30석으로 세력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동독지역에서 PDS는 20%에 가까운 지지를 얻어냈다.
공산주의에 대한 향수라기 보다는 통독에 대한 동독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된
셈이다.
양측간의 이같은 갈등외에도 동독지역은 임금상승에도 불구 생산성이 이를
따르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동독지역의 임금수준은 통독이후 급상승, 현재 서독지역의 70~80%수준,
영국의 2배 정도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각 사업노조별로 평균임금을 오는 96년 하반기에는 서독수준에
맞춰야 한다.
그러나 독일 연방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함부루크 헤세 브레멘등 서독지역
근로자들의 노동생산성은 상위에 랭크된 반면 브란덴부르크 삭소니
투링기아등 구동독지역 5개주는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인해 통독이후 앞다투어 이곳에 공장을 세운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베를린 삼성전관 컬러브라운관공장의 윤재민과장도 "근로자들이
원가외식및 창의력이 결여돼 생산성을 한국수준까지 끌어 올리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샹제리제거리를 탱크행진하는등 통독이후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
군사적으로도 유럽 최강국의 위치에 올라선 독일이 동.서독간 잔존하는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며 제2의 기적을 만들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9일자).
독일은 통일후유증을 극복하면서 제2의 경제기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라인강(서독)"과 "엘베강(동독)"간의 불협화음이 생기는등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들도 적지 않다.
올들어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독일은 통독으로 발생한 갖가지
난관을 딛고 활력을 되찾는 기운이 완연하다.
서독지역은 지난해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는 2.5% 그리고 내년
에는 3%대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인플레율이 3%수준까지 떨어지는등 물가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동독지역도 어딜가나 회색빛 건물사이로 서구식 고층건물을 세우는 크레인
을 볼수 있으며 올 성장률이 8%를 웃도는등 자본주의 체제가 서서히 정착
되는 분위기다.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과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도 독일의 국가경쟁력을
유럽국가중 지난해 3위에서 올해는 1위로 복귀시켰다.
그러나 이같은 외적성장에도 불구 두지역간에 깔려 있는 이질감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역간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한데 따른 갈등이 강하게 드러나는
문제점을 표출하고 있다.
무너진 장벽을 찾는 관광객을 상대로 아랍계 상인들만이 한국어까지 구사
하며 기념품을 파느라 분주할뿐 이를 바라보는 베를린 주민들의 눈빛에는
5년전의 환희를 찾아볼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 40여년간 서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동.서독 주민들은 심지어
언어에서 조차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독 주민들은 서독측이 지나치게 실용적으로 언어를 사용, 소유격을 생략
하는등 문법을 크게 변질시켰다고 비난할 정도이다.
통독후 생활수준은 다소 개선됐다고 하나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로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심각한 실업난을 겪는 것도 동독주민들의 또다른 고통이다.
게다가 "서독주민들은 동독에서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조할 정도로 서독으로부터 멸시를 받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반면 서독주민들은 통일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그만큼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내년부터 "통일세"란 명목으로 소득세를 더 물어야 하는데 대해
불평을 서슴치 않고 내뱉고 있다.
또 통독이후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급증, 올들어 장기금리가 1.8%포인트
상승하는등 금융부담이 커지는데 대한 기업들의 불만도 대단하다.
지난달 있은 독일 총선에서 헬뮤트 콜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연합
의 세력이 크게 약화된 사실이 이런 상황을 잘 말해준다.
통독직후인 지난 90년 총선에서 3백19석을 차지했던 콜총리는 이번 총선
에서 2백94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동서독 양진영에서 모두 인기를 잃은 결과였다.
반면 구동독 공산당의 변신인 민주사회당(PDS)은 17석에서 30석으로 세력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동독지역에서 PDS는 20%에 가까운 지지를 얻어냈다.
공산주의에 대한 향수라기 보다는 통독에 대한 동독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된
셈이다.
양측간의 이같은 갈등외에도 동독지역은 임금상승에도 불구 생산성이 이를
따르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동독지역의 임금수준은 통독이후 급상승, 현재 서독지역의 70~80%수준,
영국의 2배 정도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각 사업노조별로 평균임금을 오는 96년 하반기에는 서독수준에
맞춰야 한다.
그러나 독일 연방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함부루크 헤세 브레멘등 서독지역
근로자들의 노동생산성은 상위에 랭크된 반면 브란덴부르크 삭소니
투링기아등 구동독지역 5개주는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인해 통독이후 앞다투어 이곳에 공장을 세운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베를린 삼성전관 컬러브라운관공장의 윤재민과장도 "근로자들이
원가외식및 창의력이 결여돼 생산성을 한국수준까지 끌어 올리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샹제리제거리를 탱크행진하는등 통독이후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
군사적으로도 유럽 최강국의 위치에 올라선 독일이 동.서독간 잔존하는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며 제2의 기적을 만들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