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대북투자와 관련한 위험을 분산하기위해 제3국 업체들과 공
동으로 북한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미국 일본 독일등의 대북투자희망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북한에 대한 대형투자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서 1천만-5억달러선의 대규모 대북투자를 할때 3국 업체와 콘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계획이다.

재계는 이번 정부의 1단계 경협허용에 이어 2단계의 대규모 투자허용조치가
취해질것으로 판단,"독자적인 대북진출과 병행해 3국기업과 공동으로 북한의
도로 항만등 건설에 참여,상황변동시의 안전장치를 마련할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재계가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앞서 "편법"의 자체적인 투자보
장조치를 취하기로 한것은 대북 임가공및 5백만달러 이하의 소액투자와는 달
리 금액이 커 일단 문제가 발생할 면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우려마저 있기때
문이다.

특히 북한의 항만 도로건설과 관광단지 개발등과 관련한 1억-5억달러를 해
외에서 차입하는것이 불가능,국내의 자금의 조달과 함께 다국적 기업의 자
금을 동원한다게 재계의 대북투자전략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경협은 상황변동이 있을때마다 재개와 중단을
반복해왔다"고 지적,"3국과의 공동진출이 문제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북투자위험을 분산시킬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그룹은 북한 경수로의 건설에 주간사로 참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미국의 벡텔사등과 접촉을 벌이고 금강산관광단지개발과 항만건설등을 미국
또는 일본기업들과 공동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및 럭키금성그룹도 북한의 항만건설및 통신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
일본(NTT)과 미국(AT&T)에 접촉한다는 계획이고 효성그룹은 스웨덴 중전기업
체인 AAB사와 공동으로 북한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밖에 대우그룹과 럭키금성그룹등은 북한 투자자문의 경험이 있는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와 제휴,북한에서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
다.

이와관련,한국개발연구원의 고일동연구위원은 "대북진출의 초기단계에는 임
가공및 경공업분야에서 시작하나 결국 항만건설및 통신사업 철도 관광지개발
등으로 확대될것"이라면서 "대규모 사업에는 외국업체들과 참여해 투자의 위
험을 분산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무역진흥공사의 홍지선부장도 "서방기업들은 북한과의 경제협력 경험이
없고 북한의 제도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어느 특정국가의 북
한독점을 막기위해 한국기업과 3국기업이 공동진출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