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오일쇼크 이후 미국은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면서 월드카를 생산
하여 일본과의 일전을 선포하였다.

그러나 그후 해외시장은 두말할것도 없고 89년 현재 31%의 국내시장을
일본에 잠식당하고 있었다.

매년 수십억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는 GM의 마지막 승부수는 테네시주에
위치한 새턴공장에 걸려 있었다.

소설가인 조 셔먼은 86년부터 현지를 오가며 93년까지의 새턴공장의
설립 운영과정을 소설체로 묘사하고 있다.

1부에서는 현대 경영조직론과 실무의 총체적인 결합으로 설립된
새턴공장을 그리고 있다.

스웨덴 볼보사 칼마르공장의 준자치그룹 형태 운영방식과 일본
도요타사의 린생산방식의 절충식인 공장운영형태를 택하여 종업원
참여에 의한 노.사 협력구도가 생산성 향상의 기본적인 축을 이루도록
하였다.

2부에서는 GM이 일본 자동차에 시장을 서서히 잠식당하는 과정을 차츰
차츰 더워지는 물에서 헤엄치고 있는 개구리에 비유 설명하고 있다.

70년대까지 일본은 온도를 서서히 덥히고 있었다.

80년대 후반에 30%나 시장을 잠식당하고서야 GM은 뜨거운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99명의 노.사합동위원회가 구성되고 미국과 세계 각지의 자동차 공업
현황을 두루 살펴보고 위원회는 함께 공장의 운영방식을 설계해 나가기
시작했다.

99명의 위원회가 소위 말하는 노.사 협력체제의 상부조직( steering
committee )이다.

이후 준자치 그룹(semi-antonomons)의 운영을 주도하게 되어 하부조직의
개별 근로자들은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여 책임질줄 아는 팀의 일원으로
움직이게 된다.

3부에서는 테네시주에 공장부지를 선정하기 까지 지역사회의 관.민과의
협조와 타협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4부와 5부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생산방식에 근로자들과 경영자들이
어떻게 적응하여 갔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우선 3개월간의 공식적인 교육훈련을 받게된다.

처음 온 사람들은 의레 그러려니 하다가 실제로 자율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는 놀라기도 하고 당혹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서히 새로운 습관에 익숙해 지면서 팀으로 일하는 방법들을
익히게 된다.

대립적 노사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GM본사에서는 노동조합은 새턴공장의
노.사 협력체계를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현지와의 대화와 종업원들의
호응으로 난관을 극복하게 되었다.

6부에서는 새턴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92회계연도에 GM은 2백35억달러의 적자를 내었고 새턴공장은 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93년5월에는 2만2천6백97대
를 생산하여 적자는 흑자로 돌아섰다.

아직까지 새턴의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이르지만 일단 GM의 장래에
희망을 던져주고 노.사협력과 자율성에 토대를 둔 인간적인 공장운영이
생산성향상에 기여할수 있다는 산증거를 제시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새턴은 서로가 좋기만한 컨트리클럽 스타일의 공장만은 아니다. 그들은
질경영을 구호가 아니라 몸으로 익히고 있다. 이점에서 보면 "데밍"의
Q C 활동이 확대 발전되어 온것이다.

스웨덴 볼보공장은 노동운동에 산업민주화의 일환으로 준자치그룹이
정착되었지만 새턴은 노동조합의 활성화와 더불어 생산성향상운동이
적극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새턴은 생산성향상운동과 노.사협력구도는 하나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새턴형태의 운영방식은 한 예일 뿐이다.

나라마다,회사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고 신경영기법들과 노.사협력 방안은
수도 없이 많다.

우리는 처한 상황을 판독하고 각각의 기법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살려
한걸음씩 앞으로 나갈수 있을 뿐이다.

리엔지니어링,T Q C,인력담당,노사관계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산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옥스퍼드대학 출판부간 3백36면
25달러)

김성환 <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