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중동.북아 경제정상회담에 참석한 61개국 정.재계 대표들은
1일 중동에 조성되는 평화기류를 공고히 다지고 경제재건 협력을 강화하는
구상에 합의하고 사흘간의 회의를 폐막했다.

각국 대표들은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을 위한 새로운 역내교역 및
금융기구 창설을 검토하기로 합의하는 "카사블랑카 선언문"을 채택했다.

하산 2세 모로코 국왕은 이스라엘과 아랍및 서방 기업인.관리등
2천여명이 모여활발한 접촉을 벌여온 회담의 폐막을 공식선언하면서
참가국들은 "금수를 포함한 장애물을 가능한 한 조속히 극복하는"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14개항의 "카사블랑카 선언"에 따르면 각국 정부와
기업인들은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위한 경제 공동체 창설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으며 지역 개발은행 설립을 위한 방안들을 검토할
것을 전문가들에게 촉구했다.

이들은 또 역내 관광을 진흥할 합동 관광이사회와 상공회의소,
기업위원회등의창설에도 합의했다.

이를 위한 상임이사국은 모로코에 설치될 것이며 "새로운 경제개발패턴
을 이행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선언문은 밝혔다.

폐막선언은 또 합의 이행을 관장할 운영위원회가 지난 91년 중동평화회의
에서 싹튼 다자간 평화협상 주선자들과 함께 공동작업을 벌여 6개월안으로
카사블랑카제안의 주요사안들에 관해 보고하도록 명시했다.

선언문은 카사블랑카에서 탄생한 아랍-이스라엘 간의 새로운 동반자관계
는 앞으로도 계속될 과정임을 못박고 이의 확인을 위해 오는 95년
상반기중 요르단의 암만에서 차기 회담을 갖기로 약속했다.

카사블랑카 정상회담의 주최 기구중 하나인 대외협력위원회의 레즐리
겔브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것은 새로운 형태의 마샬플랜"
이라고 강조하고 특히전후 유럽재건을 위해 미국이 마련한 막대한
원조계획과는 달리 중동.북아 재건계획은 민간과 공공부문의 협력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선언문은 그러나 합의사항의 구체적 이행 방안과 자금조성 문제등은
상세히 언급하지 않았으며 참가국 대표들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제안한
지역개발은행 창설구상에 당초 기대보다 미온적 지지를 보냈다.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는 집행기구들을 설치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지역개발은행 창설방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의 경제가
공동체안에 통합돼 중동평화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길 희망하고 있다.

반면 시리아와 레바논은 정상회담이 이스라엘과 성급한 화해로 이어질
가능성을우려해 회담에 불참했으며 이란,이라크는 아예 초청을 받지
못했고 리비아는 회의자체를 비난함으로써 역시 참가하지 않았다.

한편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중동지역이 경제적 도약의
시기를 맞고있다고 믿는다면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맺은 평화조약
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