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이기려면 남보다 한발 앞서라" 미국 존스인터케이블사의
글렌 R 존스회장(64)은 "한발 먼저"의 경영전략으로 성공한 기업가중
한 사람이다.

30년전 거의 무일푼에서 출발,지금은 연간매출이 7억달러에 이르는
케이블방송업체의 수장이 된것도 바로 이 평범한 경영전략에 충실했던
결과였다.

그는 케이블방송의 개념이나 사업성이 불확실하던 지난64년 남보다
먼저 케이블방송사업에 뛰어들었다.

그해 연방하원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재산만 날린 상태였다. 정계진출을
포기하고 기업을 한번 일으켜 보기로 마음먹었다.

문화가 발달할수록 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케이블방송사업에 손댔다.

당시 남아있는 재산이라고는 낡아빠진 폴크스바겐승용차 한대뿐이었다.
친구에게 이 차를 저당잡히고 4백달러를 빌렸다. 이 돈으로 조그마한
케이블방송서비스시설을 차렸다.

초기에는 사업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사업의 장래성을 확신,돈을 빌려
시설을 계속 확대해 나갔다.

케이블방송업에 손댄것은 한발 앞서야 산다는 그의 평소 신념에 따른
첫번째 시도였다.

두번째 시도는 지난 80년대에 이루어졌다.

라이벌업체들이 아직 구식의 동축케이블에 의존하고 있을때 존스회장은
광섬유케이블로 눈을 돌렸다.

그는 케이블방송업체중 가장 먼저 동축케이블을 광섬유케이블로 전면
교체했다.

교체비용은 많이 들었지만 그덕분에 보다 선명하고 빠르게 방송을
내보낼수 있었기 때문에 가입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액이 6억8천3백만달러에 달하면서 미국에서 7번째로 큰
케이블방송업체로 부상한 것은 업계에서 광섬유케이블을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존스회장은 지금 또 한번의 "한발 먼저"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최근 전화회사들이 케이블방송영역을 잠식해 들어오자 케이블방송업계중
가장 먼저 전화회사들의 공세에 맞설 전략을 은밀히 구상하고 있다.

전화업체들의 전화선을 통한 화상정보서비스 제공은 케이블방송업계에
타격을 줄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케이블방송업체들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방어책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존스회장은 최근 업계 처음으로 올 연말까지 방어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그의 방어전략이 어떤 내용이 될지는 아무도 알수 없다.
그러나 그가 멋진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확신한다.

"존스회장은 일단 사업전망이 보이면 항상 그 분야에서 선두에 서왔다"
고 라이벌회사인 텔레커뮤니케이션사의 섀런 스토버 부사장은 말한다.

스토버 부사장은 존스회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한마디 덧붙인다.
"남이 하지 않은 일을 먼저 하는 기업가"라고.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