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임원이 되면 부장때보다 봉급을 얼마나 더 받을까.

은행에 들어와 30여년을 근무하고 그것도 무수한 경쟁끝에 따낸 별(임원)
인 만큼 직원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봉급이 많을 것이란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되면 판공비 업무추진비등 공적으로 사용
하는 돈은 늘어나지만 실제 집에 가져가는 봉급은 오히려 줄어드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예컨대 조흥은행의 경우 최고참부장의 연봉이 5천4백만원이나 초임이사
의 연봉은 5천2백만원선.부장에서 임원이 되면 연봉이 2백만원 깍인다는
계산이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이와 비슷하다. 국책은행의 임금구조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직제상 부행장과 부행장보는 직원이고 임원은
행장과 감사뿐이다.

이들의 월급을 보면 직원인 부행장보는 2백36만원이고 부행장은
2백59만원. 그러나 임원인 행장은 부행장보다 불과 2만원 더많은
2백61만원이며 감사는 부행장보보다 오히려 15만원 적은 2백31만원이다.

그래도 신설은행과 특수은행들은 이런 구조의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신용은행은 작년까지 임원이 부장보다 봉급이 적었으나 올초 주총
에서 임원보수규정을 빠꿔 현재 초임임원이 고참부장보다 연봉이 3백
만원가량 많다.

신설은행인 보람은행은 초임이사 연봉이 6천6백90만원으로 고참부장의
6천5백90만원보다 1백만원이라도 많도록 만들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영수증처리하기 어려운 경조사비가 판공비보다
많은 실정"이라며 "금융풍토도 예전과 달라진 만큼 이제 은행 임원들도
살림살이를 걱정해야 할때"라고 푸념했다.

< 육동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