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유럽등에서도 동양의학을 "대안의학"(Alternative Medicine)
이라 부르며 침술을 치료에 활용하는 의사들이 늘고있다.

또 동양의학을 공부한 한의사들도 전통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양의학을 과학화하려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제3의 의료를 찾아보기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을 접목시켜보자는 취지의 국제동서의학심포지엄이
미국 일본 중국등의 석학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20일 양일간
경희의료원주최로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일본과 중국의 학자들이 동서의학협진으로 소화기암
B형간염을 성공적으로 치료한 임상경험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일본 행림의대 과곡흔시교수는 일본에서 식도암 위암 결장암환자를
대상으로 약방과 한방치료를 병용한 결과 종양수술후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과곡교수는 일본내 40개 종합병원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201명의 소화기
암수술환자들을 처치그룹(121명)과 비처치그룹(80명)으로 나눠 처치그룹은
증상에 따라 한방제제를,비처치그룹은 양약만 투여했다고 말했다.

처치그룹은 십전대보탕을 매일 7.5g씩 4~12주간 투여받았는데 비처치그룹
보다 피부건조 설사 전신무력및 피로 오심 구토 체중감소등의 증상이 빨리
호전됐다.

또 수술후 간기능부전을 일으킨 환자에게 인진호탕과 소시호탕을 투여한
결과 GOT,GPT수준이 양약만 먹은 환자보다 빠른 속도로 정상치로
돌아왔다.

과곡교수는 소화기종양수술후의 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면역요법 각종
양약치료가 치료효과는 있으나 간기능부전 혈류장애 구토 빈혈 복통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에 주목해 한방치료법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임상경험을 토대로 한약이 전신상태의 회복과 간기능부전에
탁월한 효과를 갖고 있으며 특히 소화기계수술후의 양.한방 혼합치료를
시도해 볼만하다고 강조했다.

북경중의의원 진증담교수(간병과)는 만성B형간염에 대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접근방법을 보완한 복합처방을 쓴 결과 임상효과가 좋았다고
밝혔다.

진교수는 서양의학적 접근법인 항바이러스치료에 해당하는 거사치료와
면역증강치료인 보익치료에 곁들여 동양의학적 접근법으로 피의 흐름을
활성화하고 어혈을 푸는 활혈화어치료를 함께 처방했다고 말했다.

이 결과 항바이러스치료와 면역증강치료만 한 경우보다 3가지 치료를
함께 시도한 환자들의 간기능개선비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고 말했다.

또 B형간염바이러스의 증식억제비율은 53.3%로 항바이러스치료나 면역
증강치료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