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이 처음으로 개관되는 내년도 베니스비엔날레는 한국미술의 위상을
높일수있는 획기적인 행사인 만큼 실험적이면서도 우리고유전통의 맥을 담은
작품을 내보일 것입니다. 이를 감안, 출품작가는 신중을 기해 중진, 신진
작가 3,4명을 선정할 계획입니다"

15일 95년베니스비엔날레의 참가작가선정과 전시기획등 제반업무를 맡아
추진하게될 커미셔너로 선정된 이일씨(평론가,홍익대미대교수)는 "중책을
맡아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히고 "화단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 10월내로
작가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서울대불문과출신으로 국립파리대(소르본느)고고학과와 미술사
연구원(근대미술사전공)을 수료했으며 한국이 첫 참가했던 86년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커미셔너로 활동한바 있다.

이씨는 출품작에 대해 "행사주제인 "정체성과 이질성-동양과 서양의
만남"에 맞춰 국제성과 우리전통을 접목시킨 설치미술과 오브제작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적으로 비디오아트와 설치미술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이지만
장비, 기술, 예산문제등으로 비디오아트부문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고 덧붙인다.

특히 작가선정에 대해서는 "미술계인사들의 폭넓은 의견을 들어 학연
계보에 치우치지 않게끔 엄정하게 심사를 할것"임을 강조했다.

"국제화시대에 빈번해질 미술교류에 대비, 국제행사를 총괄적으로 전담하는
상설기구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미래지향적인, 장기적인
플랜도 세워야지요"

이씨는 "촉박한 시간이지만 내년 베니스비엔날레가 한국미술이 세계에서
도약하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