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급증하고있는 가운데 현지 근로자들과의 대형 노
사분규가 빈발, 해당기업들은 물론 한국의 국가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끼침에
따라 정부가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다.

15일 상공자원부와 노동부에 따르면 대우그룹이 최근 파키스탄 고속도로건
설공사의 현지근로자 5백여명을 집단 해고, 현지언론과 국제노동단체들의 반
발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천진시당국이 발표한 노동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외국계 기
업의 노사분규 10건중 9건이 한국계 기업에 의한 것이었다.

인도네시아 노총도 최근 작년에 일어난 3백여건의 분규중 대부분이 한국계
기업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노사분규는 특히 값싼 노동력 활용을 목적으로 진출한 중국 인도네
시아 스리랑카등 동남아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국 천진에 진출해있는 한국계 한비혁업유한공사와 풍한실업유한공사에서
는 최근 각각 7백여명과 2백여명의 근로자들이 <>업무과다와 저임금 <>작업
환경 열악 <>근로자 부당해고등을 이유로 집단파업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
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성 인텍스"라는 한국계 기업이 근로자들에 대한 부당체
벌과 욕설등의 인격모독으로 조업중단상태를 겪은 것으로 보고됐고 베트남과
태국에서도 가방업체인 이영사등 한국기업들이 저임금 등으로 근로자들의 파
업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과테말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등 중남미지역에 진출한 국내 섬유
등 경공업체들이 노조탄압 부당해고 근로자 인권모독등의 이유로 현지근로자
와 언론의 비난을 받고있다고 공관관계자들이 정부에 보고해왔다.

이처럼 우리기업들이 해외에서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잇단 구설수에 오르면
서 AFP등 서방통신과 중국시보등 외국언론이 "한국기업들이 중국등 현지사정
및 관행에 무지해 가장 심각한 노사마찰을 빚고있다"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
졌다.

또 ILO(국제노동기구) IFTU(국제자유노련)등 국제노동단체및 현지노조기구
들이 한국기업의 노조결성 방해와 국제노동기준 위반등을 규탄하면서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공자원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우리 기업인들이 현지 노동법이나 관습 국
가특성등에 대한 사전 지식없이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 사소한 오해가 감정대
립으로 발전하는 것같다"며 "일부 기업들은 투자자금의 조기회수에 급급해
복지투자를 외면하고 연장근로를 강요하는등 강압적인 노무관리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한국계 기업에 의한 해외노사분규가 우리나라의 대외경제협
력등에도 저해요인이 된다고 판단, 특별관리대책을 마련하고있다고 설명했
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