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종합제철의 운영방식과 관련, 현재의 공기업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며 광양과 포항으로 이원화돼 있는 현재의 "1사2소체제"도 지속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부용역으로 진행하고 있는 포철경영진단
작업에 대한 1차 중간보고서를 이같이 정리, 오는 18일 주무부처인 상공
자원부에 제출키로 했다.

KDI는 이 보고서에서 포철의 현행체제와 관련, "경영의 효율성및 경쟁력
측면에서 우수한 기업으로 국내외 전문기관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며 "기초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사업목적의 공공성등을 감안할 때 현체제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또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의 분리운영방안에 대해서도
"세계적으로 철강업계가 통합운영되는 추세로 두 제철소가 분리될 경우
중복투자와 상호보완성 상실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포철의 최근 정보통신 건설 엔지니어링등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에 대해 "어렵게 축적한 방대한 경영자원을 사장시키지 않고 국가적
차원에서 재활용한다는 바람직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KDI는 공기업민영화정책에 부응, 포철을 민영화하는 경우 경영자율성 제고
등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는 않으나 <>방대한 자산규모에 따른 정부지분
매각의 어려움 <>민영화이후 안정적인 경영권창출 문제 <>대기업그룹이
인수할 경우의 경제력집중 심화등 부정적인 측면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포철의 독점적인 국내시장구조에 대해 "국내 시장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으며 해외시장에서 무한경쟁을 벌이는등 세계시장에서
사실상의 경쟁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KDI는 철강산업의 향후 전망과 관련, "현 생산체제로는 오는 2001년께
1백49만t의 공급부족이 예상되지만 최근 계획중인 기존업체의 설비신증설
계획을 반영하면 약6백만t의 공급과잉이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제철소의
추가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KDI는 이번 1차보고서에 이어 오는 12월중 2차보고서를 낸 뒤 내년2월께
최종 경영진단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