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은 물가안정에 최대의 역점을 두어온 지금까지의
정책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총수인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맡은 홍재형재무부장관이 안정화
시책에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은데다 그간 정책방향을 막후에서 조정해온
박재윤 경제수석이 재무부장관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경제수석에도 한이헌 경제기획원차관이 기용되는등 새로운
외부인사의등장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김철수 상공자원부 장관이 유임된 것도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일만 하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이렇다할 걱정거리가 없다는 데서도 정책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단서를 찾을수 있다.

최대의 난제였던 물가불안이 지수상으로나마 안정세로 돌아섰고 성장면
에서는 오히려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무리가 없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국제수지의 적자가 우려되는 사항이지만 일시적인
현상이어서 그리 걱정할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거시정책기조는 변화가 없더라도 구체적인 정책과제
에서는 오히려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할수 있다.

특히 박재윤수석이 주도해온 신경제정책의 최대 개혁과제인 규제완화
등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어 이에대한 새 경제팀의 행보가
관심거리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신경제정책에 대한 수정여부도 거론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경제정책의 향방과 관련,경제부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경제
추진회의등 이벤트성 행사의 폐지론이 어떻게 소화될 지도 관심사항이다.

정재석경제팀이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간 삼성그룹의 승용차 및
현대그룹의 제철사업 진출등 산업정책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

박재윤재무가 경제수석 시절 주도적으로 추진했다가 재무부의 반대로
흐지부지된 금융전업기업가 육성정책의 처리방향도 주목되는 사항이다.

이렇게 보면 새 경제팀의 성패는 경제팀의 핵심이랄수 있는 홍부총리
박재무 한수석이 서로 이견을 보여온 정책과제들을 어떻게 조율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할수 있다.

결국 새정부 출범 직후부터 라이벌관계에 있던 문민정부의 두 경제실세인
박재무와 한수석의 경쟁을 조정해나가는 홍부총리의 능력이 최대의 변수
라고 할수 있다.

<박영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