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거리에 개성있는 캐주얼복장을 한 남성멋쟁이들이 늘고 있다.

획일성보다 개인의 취향과 개성,형식보다 실용성과 기능성이 중시되면서
다양한 색깔과 유형의 캐주얼웨어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정장과 캐주얼의 경계선이 불분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딱딱한
상하 한벌의 정장수트에서 벗어나 다양한 품목의 옷을 조화시켜 멋을 내는
캐주얼차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올가을 캐주얼웨어의 기본차림은 버튼다운셔츠에 노타이, 또는 까실까실한
느낌의 재킷에 스웨터나 베스트를 곁들이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민속풍의 영향으로 매끈한 광택의 소재보다는
거친 느낌의 원단이 각광받고 있으며 패턴에 있어서도 기존의 줄무늬보다는
다양한 체크무늬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자연주의의 확산에 따라 색깔은 종래 유행하던 회색계열에서 벗어나 베이지
갈색 고동색과 자주색계열이 강세를 띠고 있다.

캐주얼복의 대표적인 품목은 역시 점퍼류.

종래의 짧은것에서 카키색의 수렵용재킷인 사파리재킷등과 같이 길이가
다소 긴 유럽취향의 겉옷이 선호되고 있다.

캐주얼웨어의 강세에 따라 셔츠 바지는 물론 조끼 스웨터류가 코디네이션의
중요한 단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목선을 둥글리거나 V자로 처리한 스웨터, 여러색깔의 실을 섞어 짠 멜란지
스웨터나 작은 기하학적무늬의 자카드스웨터등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으며
조끼 역시 재킷의 소재나 패턴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입을수 있는, 겉옷용
의 조끼류가 대종을 이루고 있다.

모두스비벤디의 디자이너 임혜주씨는 "스웨터 조끼 사파리 바지등 여러가지
단품들을 개성에 맞게 겹쳐 입는것이 요즘의 추세"라면서 "옷입기가
자유로워진 만큼 다양한 색상과 이질적인 소재를 센스있게 조화시키는 것이
올가을 옷입기의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한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