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결혼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서울연극제 참가작으로 30일~10월5일까지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이혼의 조건"에 출연한 성병숙(39)씨의 말이다.
극작가 윤대성씨의 희곡을 극단 민중의 정진수씨가 연출한 "이혼의
조건"은 결혼에 대해 회의하면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 작품.
이연극은 중년주부가 딸을 결혼시키면서 남편에서 결별을 선언하는데서
시작한다.
자식때문에 말못하고 참고 살았던 지난날을 털어버리고 자신의 삶을
찾으려는 여인을 통해 결혼의 허구성을 보여준다.
"6월 공연때 이작품을 관람한 많은 분들이 빨리 집에 돌아가 우리
가정은 무사한지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다"며 웃는 성씨는 "평범하고
편안하게 보이는 가정의 속을 들쳐보면 의외로 찬바람 느끼며 허전하게
사는 여성들이 많다"고 덧붙인다.
윤대성씨가 주위 40,50대 부부의 가정을 둘러보고 이야기를 엮어 썼기
때문에 작품 자체가 현실적인게 특징. 성씨는 고대 극회에서 활동했으며
TBS성우와 MC, DJ등 주로 방송쪽과 인연이 깊었다.
연극계에 발을 들여논 계기는 85년 고대 80주년 기념공연에 참여하면서
부터. 이후 연우무대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와 실험극장의 "에쿠우스"
등에 출연하며 쭉 연극을 해왔다.
< 권성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