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비준동의안 처리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민주당의원들은 너나없이 정부의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농민들
에게 피해를 가중시킨 잘못된 협상임을 지적하면서 비준동의안을 즉각 철회
하고 재협상에 임할 것을 한목소리로 주문해 앞으로 WTO비준을 앞두고 닥칠
파고를 예고.

김영진의원은 "UR협상에서 가장 많은 이득을 취한 미.일 등 선진국들은
의회비준보다 자국농업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위해 주력하고 있는데 오히려
협상에서 가장 실패한 우리나라가 비준동의안을 가장 먼저 하려하고 있다"고
포문.

그는 쌀시장 개방과 관련, 현미쌀 경기미 한가위 햅쌀 한미 등 우리말로
표기된 미산쌀포대를 꺼내보인뒤 "한가마당 3만원에 불과한 미 칼로스쌀이
한국산으로 둔갑하여 13만원에 판매될 경우 구분대책은 무엇이냐"고 목소리
를 높였다.

김의원은 또 미캘리포니아산 쌀 5종과 우리쌀 1종을 감사장에 배열, 최인기
장관에게 수입쌀과 우리쌀을 구별해 보라고 몰아 붙이기까지 했다.

같은당의 이희천의원은 "UR이라는 국제규약에 가입하는 방식은 정부간
협정외에도 각료급협정에 의한 방식이 있기 때문에 의회에서 비준이 거부
되더라도 정부 각료가 수락서를 제출함으로써 회원이 될 수 있다"고 색다른
논리를 전개.

이같은 야당의원들의 공세에 민자당 의원들은 정면으로 반박하기 보다는
UR협정발효이후 국내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식으로
WTO비준안의 국회동의가 거스를 수없는 시대적 추세임을 부각시키려 노력.

농림수산부측도 "미국이 27일오후(현지시간) 무역대표부 미키 켄터대표의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UR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한다고 발표했다"는 보도
자료를 긴급 배포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