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물경기가 확장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경기에 민감한 인쇄회로기판
(PCB)업체들도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PCB(Printed Circuit Board)는 종이나 페놀 에폭시수지등의 절연판위에
동을 얇게 씌운 동박적층판등의 인쇄회로원판에 전기배선을 인쇄한
다음 회로이외의 부분을 화학약품으로 부식시켜 만든 판이다.

이는 전자부품사이의 회로접속과 고정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모든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부품이다.

수요처는 주로 가전3사와 컴퓨터 통신기기등을 생산하는 산전업체등이다.

제품의 특성상 수요산업의 경기에 밀접한 영향을 받아 가전수출이
호황을 보였던 지난86-89년중에는 연평균 50%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90년들어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불군형으로 침체국면을
보이다 92년말을 분수령으로 엔고등에 힘입은 전자산업의 전반적인
경기회복과 업계의 적극적인 수출지향책으로 인해 다시 활황국면을
맞고있다.

이부품의 용도는 크게보아 TV 라디오 오디오등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민생용과 컴퓨터 사무자동화(OA)기기 전자교환기 통신기기등에 사용되는
산업용으로 나뉜다.

PCB전문 상장기업을 보면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한일써키트 우진전자등
4개사는 산업용을 주로 생산하고 대덕산업 새한전자등 2개사는 민생용을
전문생산하는 업체이다.

이들 6개의 중견상장업체들이 국내PCB시장의 60%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삼성전기(삼성) 금성통신(럭키금성) 남양정밀(대우)등의 대기업
계열사와 영세업체들이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업체들의 생산실적은 전년대비 52.6% 늘어난 5천7백7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20%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며 7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체공급물량에서 차지하는 수입물량의 비중도 지난90년의 19.5%에서
92년 15%,93년 12%등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이같은 감소추세는 지속될 것이나 고가의 고기능제품과 전자업체들의
신제품개발에 필요한 샘플수입등으로 10%대의 안정적인 수입비중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요부문을 보면 내수는 지난해 국내경기회복세와 함께 36.8% 증가한데
이어 당분간 꾸준한 신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은 미국의 수요가 급증한데다 대기업계열사들의 신규참여에 맞서
기존업체들이 직수출을 확대한 결과 지난해 25%의 증가율을 나타낸데
이어 향후2-3년간 20%대의 높은 수출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수출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가품을 둘러싼 대만 홍콩
중국등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채산성은 내수에 비해 떨어진다는
단점을 안고있다.

국내PCB산업은 노동집약도가 높은 단순조립가공분야에선 선진국수준에
근접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설계및 공정면에서는 미국이나 일본 대만등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매출증가와 함께 이들 업체의 수익성전망은 여전히 밝은
편이다.

국내외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덤핑판매가 진정되는등 가격이 정상화되고
공정자동화에 따라 매출원가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6사의 경우 매출원가가 전체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원가율이
지난90년 평균89.4%에서 93년엔 84.7%로 4.7%포인트나 감소했다.

물론 PCB원판제조업체들이 최근 공급가격을 높이고 있는데다 핵심부품의
대일수입의존도가 높아 엔고에 따른 원가상승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상장6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1천9백60억원으로 전년대비 23.0% 늘어난데
이어 올해도 20%가량 증가한 2천3백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주요원자재인 동박적층판의 가격안정에 따른
원가율 하락과 금리안정으로 인한 금융비용부담률 감소로 91.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36.5% 늘어난 1백35억원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출액에 대한 금융비용부담률은 지난90년의 평균3.9%에서 작년엔 2.2%로
떨어졌다.

특히 PCB전문업체들이 견실한 매출증가에 힘입어 과감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투자에 나서고 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하는등 기술향상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희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