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늘 환골하는 마음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소설을 쓴것도 이전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때문이었죠"

작가 구효서(37)씨가 현모양처와 상처한 작가의 사랑을 그린 "낯선 여름"
(중앙일보사간)을 선보였다.

사랑에 빠진 유부녀가 등장하기 때문에 요즘 흔히 유행하는 중년여성의
불륜이나 홀로서기 자아찾기를 주제로한 소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작품은 좀다르다.

"사랑은 관습과 이성 이전의 어떤 상태"라는 구효서씨 말대로 이소설은
사랑은 아무 이유없이 한순간에 찾아오는 자연이고 본능이고 모든 윤리와
도덕같은 가치기준이 무기력해지는 상황임을 드러내고 있다.

34살의 강보경은 "여보 신문 좀 갖다줘"라고 말하기보다 "괜찮아 내가
할께"라는 말을 더 즐겨하는 자상하고 이해심 많은 남편과 두 아이를 둔
가정주부.

30년 이상을 사회규범에 맞춰 모범적으로 살아왔고 남편과 아이를 사랑하며
가정을 가꿔온 현모양처형의 여자다.

그런 여자가 어느날 효섭이라는 남자를 만나 블랙홀에 빠지듯 강렬한
사랑에 빠지고 그리고 사회에서 일탈해간다.

강보경이 효섭에게 사랑을 느끼는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어디에선가 본것같은 낯익음이라든가 뭔가 가슴을 파고드는 아련함이
느껴진다는 것뿐.

구씨는 이글을 통해 가정이라는 구조에 대해 회의를 나타내고 있다.

작가는 "관습도 사회도 가정도 없는 원시와 자연적 상태로서의 인간,
애초에 혼자였던 인간 그자체를 사랑을 통해 그리고 싶었다"고 밝힌다.

소설의 끝은 강보경이 남편에게서도 효섭에게서도 떠나고 사회에서도
벗어나는 것이다.

죽었다고 말할수도 사회속에서 살아간다고도 말할수 없는 혼자서의 고요한
상태로 세상을 뜬다.

구씨는 "효섭과 강보경이 번갈아 화자로 나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게
함으로써 불륜이나 도덕적 잣대로 제단할수 없는 사랑을 표현하려 했다"고
구씨는 덧붙였다.

이와함께 앞으로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의 일대기를 전혀 다른 시각
으로 써서 문자와 기록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계획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