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국내외 경기회복에 힘입어 장기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두드러진 호황을 누리면서 관련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지난 6월부터 이들 기업들이 꾸준한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한양화학
호남석유화학등은 거래량 수위권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석유화학주들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세계석유화학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0년 석유화학시설에 대한 투자자유화조치로 대대적인 시설투자를
했다가 세계경기의 퇴조와 공급과잉으로 밀어내기식판매등 출혈경쟁이 극심
했다.

대한유화의 법정관리신청까지 몰고온 영업환경악화로 93년 업계 영업손실은
1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시설투자완료로 추가공급부담이 해소되고 올들어 업계가 5%감산안에
합의하는등 자구노력을 펼친데다 국내외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제품가격
이 빠르게 정상화됐다.

이에따라 94년 상반기에는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13.1%, 경상이익 61.5%,
순이익 41.0%가 늘어나는 호황을 보였다.

유화산업이 세계적으로 회복된 요인으로는 첫째 미국주택경기회복에 따른
유화제품수요 증가와 세계 최대 생산수출국인 미국의 동남아 공급물량의
격감을 들 수 있다.

또 중국과 동남아지역의 경기도 좋아지면서 LDPE등 에틸렌 유도품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가격상승세가 이어진 점도 국내유화산업의 수익호전에
이바지했다.

이와함께 최근 외국의 초대형 유화공장의 가동중단도 호재가 됐다.

이번 여름동안 일본의 대표적인 에틸렌 생산업체인 미쓰비시유화등의
가동률이 극심한 용수난으로 크게 줄어든 가운데 지난 8일 미국의 엑슨
케미칼사가 폭발사고로 인해 공장가동이 중지됐다.

이어 유럽최대의 유화회사인 이탈리아 에니컴사에서도 폭발사고가 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는 사태가 생겼다.

이들 대형사건들이 전세계 유화원재료시장의 수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장기침체뒤 바닥권을 벗어나고 있던 국내유화시장이 본격적인
호황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폭발사고뒤 수출가격이 20%가량 오른데 힘입어 7월현재 주요유화제품의
연초대비 동남아 수출가격은 프로필렌 61.2%, PP 55.6%, HDPE 44.2%, LDPE
30.0%, 에틸렌 39.1%등의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동아증권의 권영건 조사부장은 따라서 국내 석유화학경기의 회복으로
수혜폭이 큰 업체들은 에틸렌등 기초유분과 함성수지 함섬원료 생산업체들
이라고 말했다.

반면 합성수지 합섬원료가공업체는 운재료가격상승과 원료부족으로 실적
개선이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관련 원재료와 제품들의 생산과정과 관련기업들을 보면 원유에서
나프타를 추출, 분해하는 과정이 맨 앞에 있다(NCC(나프타분해센터)업체들
로는 호남석유화학 유공 한양화학 대림산업 럭키석유화학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에틸렌 프로필렌등 기초원료가 나오고 다시 에틸렌에서 HDPE
LDPE등 유화제품이 생산된다(NCC업체들과 동부화학 미원유화 제일모직
신아).

프로필렌으로는 포장용필름등의 원재료인 폴리프로필렌이 만들어진다(NCC
업체들과 동양나이론).

여기까지가 유화경기회복의 주요수혜업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유화제품을 원재료로 필름플라스틱 포장용필름등 가공제품이
최종적으로 생산된다(내쇼날푸라스틱 삼영화학 럭키 한양화학 율촌화학
삼진화학 한일합섬 서통).

현재 미국등 선진국 경기회복으로 수요급증을 보이고 있는 에틸렌등
기초유분의 국제가격은 엑슨케미컬등 대형 NCC업체들의 조업중단으로 더욱
큰폭의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인한 LDPE PP등 에틸렌유도품의 가격상승도 잇따를 전망이다.

또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유화제품 내수가격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비중이 높은 업체의 실적개선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화주중 실적이 대폭 개선되는 기업은 호남석유화학 대림산업 유공
한양화학등 NCC업체들로 압축된다.

럭키는 자회사인 럭키석유화학의 수혜폭이 클 전망이다.

한편 동서경제연구소는 합성수지전문생산업체들도 NCC업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에틸렌가격 상승을 상쇄할 만큼의 제품가 상승과 수요증가로 큰
폭의 이익증가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연구소는 제조원가 구성상 합성수지를 원재료로 많이 사용하는
합성수지 가공업체(플라스틱업체등)들은 원재료비상승으로 인해 수요증가
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수익 개선속도가 느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분석전문가들은 석유화학업종의 호황이 갈수록 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세계적인 수요증가를 감당할만한 신규설비투자에는 최소한
2년이 소요될 전망임에 따라 국내공급과잉이 지속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동남아와 중국에서 높은 경제성장에 따른 신규수요가 늘고 있고 미국
일본의 수출둔화로 수출가격도 더욱 좋아질 것으로 봤다.

증시관계자들은 이에따라 실적개선속도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호남석유화학 대림산업 유공 한양화학등 NCC업체들이 석유화학주들의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