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개방 16년째를 맞이한 중국경제가 지속적인 고도성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은 13.4%로 과열현상마저 보였으며 올
상반기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1.6% 증가해 당초계획인 9%를 크게 초과
했다.

무엇보다도 외국기업의 대중직접투자 급증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2년 계약금액이 전년보다 3백85.2% 증가한 놀라운 실적을 보여
주었으며 93년엔 90.7%가 늘었다.

올 상반기엔 약간 둔화됐지만 54.9%라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홍콩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계 기업들이 본사를 중국 본토로 옮기기 시작
했으며, 일본의 각 산업계도 엔고 대응책의 하나로 생산거점을 중국으로
옮기는 것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경제는 도대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려는 것인가.

"사회주의 시장경제".

이 익숙하지 않은 단어야말로 앞으로의 중국경제를 이해하는 관건이다.

이 새로운 개념은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리는 등소평이 92년초
"남순강화"(남방시찰강화)에서 등장시켰다.

당에선 92년10월의 중국공산당 제14차대회에서, 정부(국무원)는 93년3월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정식으로 승인했다.

93년11월의 14기3중전회에선 "90년대의 경제체제개혁을 추진하는 행동
강령"으로 평가됐다.

이에따라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확립을 위한 결정"이 발표된 것이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것은 "중국식 사회주의"라는 기본정책아래 시장
경제를 실시한다는 뜻으로 극히 정치적인 개념이다.

등소평이 90세 생일을 맞은 지금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실시해 가는
과정은 3가지 측면에서 분석된다.

첫째, 경제발전의 관점에서 보는 시각으로 "권력에 의한 계획경제로부터
시장경제로의 과도기"이다.

80년대의 개혁개방과정에서 본래의 계획 경제의 틀은 차츰 해체됐지만
제한된 시장조절에만 의지해서는 생산력 제고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전면적인 시장경제로의 전환이야말로 적합한 정책이라고 인정되고
있다.

그 최대원인은 국유분야의 비생산성과 비효율성이었다.

지난81~91년동안 공업생산총액의 연평균성장률은 향진기업이 18.8%이고,
개인이나 외자기업은 61.3%였으나 국유기업은 겨우 7.9%에 머물렀었다.

현재 중심과제의 하나는 국유(국영)기업경영메커니즘 전환에 따른 국제적
그룹육성이며, 또 다른 하나는 전반적인 시장경제체제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기능의 확립이다.

둘째, 정치 문화적 관점에서 보는 시각으로 "등소평시대로부터 포스트등
시대로의 이행기"이다.

"사회주의 시장경제"에서 "사회주의"라는 것은 정치체제를 표시하고 본질은
공산당정권의 정통성과 한개 당만의 지배를 유지하는 것이다.

정치적 안정이 경제발전을 주도한다는 것이 이 사고방식의 배경이다.

다시말해 일당독재를 전제로 경제의 합리적인 운영을 확립하기 위해
정치상의 "인치"로부터 경제상의 "법치"로 이행하는 시기라 말할수 있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등소평 이론의 학습이 전국적으로 실행되고
지방에선 속속 각종 법률이 공표되고 있다.

대표적 경제법은 신세법 공사법 대외무역법 토지관리법세칙등 이다.

셋째, 종합국력의 증대라는 관점에서 보는 시각으로 "발전도상국으로부터
중급수준국가로의 도약기"이기도 하다.

중국은 금세기말까지 GNP(국민총생산)를 80년의 4배로 끌어올린다는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00년에 1인당 GNP를 8백달러로 제고시키고 배불리 먹는 수준(중국어로
"온포")으로부터 괜찮은 생활수준("소강")으로 향상시키려 하고 있다.

그리하여 21세기후반까지 중진국 수준에 도달하려는 것이다.

이 3가지 숙제를 잘 풀어나가는 것이 바로 등소평시대와 포스트등 시대의
과제이다.

<북경=최필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