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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등 항공3사는 18일 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에서 실무모임을 갖고 삼성항공을 주도업체로 선정하는대신 사업물량은
3사가 동등하게 배분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년반동안의 치열한 주도권경쟁끝에 결국 업체간 자율합의를 이루어
낸 것이다. 상공자원부가 선정위원회를 통해 주도업체를 지정하는 내용의
강제조정작업을 눈앞에 두고 자율조정시한 마지막날인 이날 항공3사는
"벼랑끝합의"를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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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항공업계는 이번 항공3사의 자율조정을 계기로 한중항공기공동개발
사업에 적극 나설수있는 체제를 갖추게됐다.

주도업체인 삼성항공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중국항공공업총공사
(AVIC)와 대등한 입장에서 중형항공기개발 협상을 벌일수 있게됐으며
보잉 독일항공(DASA)등 해외업체와의 적극적인 협상도 가능해졌다.

국내항공업계는 지난해3월 중형항공기개발사업이 발표된 이후 계속돼온
항공3사의 주도권경쟁으로 분열양상을 보여왔다.

일부업체에서는 특정회사가 주도업체로 선정될경우 중형항공기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항공업계의 모든 인력과 시설을 동원해도 중형항공기를 개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항공3사의 이같은 경쟁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항공업계는 그러나 이번 자율합의를 통해 모든 기술과 협상력을 항공기
개발에 총동원할수 있게됐다.

삼성항공은 한국전투기사업(KFP)을 통해 습득한 항공기최종조립기술을
활용하고 대한항공은 다양한 항공기제작 경험과 보잉 에어버스등 세계적인
항공업체들과의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대우중공업은 도니어사와 DO328항공기 공동개발등을 통해 획득한 항공기
관련기술을 중형항공기개발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중형항공기사업 주도권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었던 항공3사가 이처럼
자율조정이라는 가장 바람직한 형태로 합의를 도출하게된 것은 우선
상공자원부의 재촉때문이었다.

상공자원부는 18일까지 업체자율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이를
받아들이겠으나 자율조정이 안될 경우에는 정부에서 선정위원회를 구성,
중형항공기개발 주도업체를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항공3사사장단에 통보
했다. 업체간 자율조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가 업체를 직접 선정할
수밖에 없지않느냐는 것이었다.

정부가 주도업체를 선정할경우 특혜의혹과 탈락업체의 반발등 적지않은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더이상 시간을 끌수없다는 판단이었다.

국내항공업계는 그동안 대한항공과 대우중공업의 "동등지분의 컨소시엄"
주장과 삼성항공의 "주도업체를 둔 컨소시엄"주장으로 의견이 맞서왔다.

그러나 정부가 이달초 경제부처차관회의를 통해 "주도업체를 둔 컨소시엄"
으로 중형항공기 개발체제를 확정함에 따라 "주도업체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라는 문제만 남게됐다.

항공업계는 어차피 주도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면 정부에 칼자루를 맡기는
것보다는 자율조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자율조정작업에
들어갈수 밖에 없었다.

주도업체선정과정에서 탈락하는 업체가 발생할경우 중형항공기개발을
위한 협조체제구축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와함께 앞으로
정부의 항공기사업물량을 배정받는데도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상공자원부와 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가 최근 조사한 회사별 항공사업
실적에서 항공3사간 우열이 어느정도 드러난것도 이번 자율조정을 이끌어
내는데 도움이 됐다는 지적이다.

물론 항공3사가 자율조정방식으로 주도업체를 선정했다고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대기술개발 한라중공업등 항공사업에 신규참여
하려는 업체들은 항공3사만의 합의에 반발하고 있다.

50여개에 이르는 항공부품업체들은 "삼성항공-최종조립주도, 대한항공
대우중공업-기체제작주도"로 사업물량을 동등하게 배분할 경우 자신들에게
돌아올 물량이 없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 사업물량을
항공3사가 대등하게 배분하는것도 쉽지않은 작업이다.

중국과 공동개발로 추진하고있는 중형항공기사업에 대한 양국간 업무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고있어 3사간 구체적인 업무배분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형편이다.

삼성항공은 이번 자율조정과정에서 주도업체로 선정됨으로써 일단 항공기
제작업체로서 성장할수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그러나 중형항공기 주도업체
라는 부담도 동시에 안게됐다.

삼성항공은 우선 중국과의 협상에서 최종조립사업을 따내야한다. 중국은
현재 최종조립사업과 날개제작을 자국에서 해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삼성항공이 최종조립사업을 확보하는데 실패한다면 국내주도업체
라는 지위는 사실상 없어지게된다.

또 한중협상과정에서 국내생산물량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가도 중요하다.
항공기제작에 참여하려는 국내업체가 50여개사에 이르고있어 이들업체가
만족할수있는 사업물량을 협상과정에서 따내야한다.

이와함께 국내업체들이 항공기개발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할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갖고있다.

결국 국내업체가 참여하는 컨소시엄구성과 한중항공기공동개발 협상과정
등에서 삼성항공이 얼마나 "주도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삼성항공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승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