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제네바에서 재개된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일성사망으로 한달간 연기됐던 이번 회담은 김일성이 생전에 밝힌 핵
개발계획동결이 김정일체제가 들어선 뒤에도 지속되는가를 판단할수
있는 시험대인 때문이다.

이와관련, 북한대표단의 허 종대변인은 "모든 정책은 시종일관하다"고
강조, 김일성사망후에도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측도 이번 회담이 "실무적"이기를 바란다고 강조, 긍정적인 회담
결과가 예상되고 있다. 북한의 모든 상황은 핵카드를 갖고 서방과 계속
씨름을 벌이기에는 너무나 악화됐다는 것이 공통된 판단이다.

따라서 북한은 최대한의 실리를 확보하는 선에서 핵문제를 마무리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대한의 실리는 북한원자로의
경수로전환지원과 대미관계개선이 물론 그 골자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핵투명성확보후 순차적으로 관계개선등을 논의
하자는 입장인데 비해 북한은 계속 "일괄타결"을 요구, 이 문제가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북한이 영변 5 원자로에서 추출,저수탱크에 보관중인 폐연료봉의 처리
시한은 이달말까지로 알려져있다. 이는 북.미 회담이 이달중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돌출변수는 있을수
있다.

특별사찰이나 과거핵규명에서 양측의 주장이 맞서 회담이 결렬될 가능성
을 완전히 배제할수 없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바뀌면 양측이 모두
엄청난 부담을 안게되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달 8일의 첫날 회담에서도 대외적으로는
강성기조를 유지했으나 실제로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유연한"입장을
보인 대목에 유의하고 있다.

한편 북.미회담을 보는 우리정부의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북한핵문제타결은 물론 중요하나 회담진전을 의식한 미국이 서울의 의견을
도외시한채 북한과 어떤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과거핵규명과 경수로문제는 사실 한미간에 적지않은 견해차가 있다.

제네바회담은 일단 낙관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남북한과 미국의 입장
차이가 잘 조율되느냐, 어떤 마찰이 생기느냐의 차이로 성패가 판가름될
것이다.

<양승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