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나 환율은 예상하는 게 아니라 대응해야 합니다. 수치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잃지않는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박기범 삼성증권 PB(프라이빗뱅커)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긴 호흡으로 시장을 봐야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리·환율을 섣불리 점쳐 투자하지 말고 때마다 대응할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얘기다. 박 PB는 지난 3월 선정된 삼성증권 마스터PB 중 하나다. ‘자산관리 명가’로 이름난 삼성증권의 PB 600여명 중 성과 상위 0.03% 안에 들었다. 1987년생으로 역대 최연소 마스터PB 기록을 썼다. 2013년 입사한 11년차 PB지만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기업가와 고액자산가들이 자산관리를 맡기고 있다. 관리자산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다. 박 PB는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 신뢰를 받다보니 기존 고객이 신규 고객을 소개하는 일이 많았다”며 “장기간 차분히 수익을 쌓아가는 게 투자 철학”이라고 말했다. 큰 손실을 입은 뒤 무리하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쪽이 낫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날 “최근 시장은 금리와 환율을 예측하는 게 사실상 무의미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내릴 것으로 보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가 시장에 지나치게 빠르게 반영돼 있다”고 했다. 이어 “연초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최대 6회까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일각에서 제기됐으나 최근엔 하반기에 들어서야 금리 인하 단행이 점쳐지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선 단기 통계 수치 일부에 반응하기보다 보수적으로 시장을
미국 증시에서 헤지펀드 전략을 활용해 초과 수익 달성을 목표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꾸준히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내면서다.16일 ETF닷컴에 따르면 ‘리턴 스택 US 스톡&매니지드 퓨처’(RSST)는 올해 들어 22.83%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11.92%)의 두 배에 달한다.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면서 출시 8개월 만에 1억2500만달러(약 1700억원)가 유입됐다.이 상품은 선물을 매수·매도하는 헤지펀드 전략을 사용하면서도 시장 대표 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ETF다. 자산의 50%는 원자재, 채권, 통화 등 다양한 선물 자산에 투자하고, 남은 50%는 S&P500지수를 추종한다. 기존 헤지펀드 전략형 ETF가 하락장에서는 성과를 거두지만 상승장에서는 잘 쫓아가지 못했던 점을 보완했다. 최근에는 주식과 원유, 금을 매수하고 미국 채권과 엔화를 매도해 좋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절대 수익을 목표로 하는 ‘롱숏’ 전략형 ETF도 올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롱숏 전략이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주식은 팔아 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대표적인 롱숏 전략형 ETF인 ‘컨버전스 롱숏 에퀴티’(CLSE)는 올해 들어 24.10% 상승했다.또 헤지펀드가 보유한 주요 종목을 편입해 일반투자자도 헤지펀드 투자 수익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한 ETF가 있다. ‘골드만삭스 헤지 인더스트리 VIP’(GVIP)는 자산 상위 10개 헤지펀드가 많이 보유한 50개 종목에 투자한다. 이 밖에 시장 상황에 따라 강세 섹터 종목을 적극 편입하는 ‘로테이션 전략형’의 ‘안필드 US 에퀴티 섹터 로테이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중화권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한동안 중국에 부정적이던 월가에서도 연내 주가가 10~20%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16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8% 오른 3122.40에 마감했다. 올 들어 5% 가까이 상승했다. 그간 중국 증시는 코로나19 종식 뒤 부동산 위기와 내수 부진 탓에 외국인 투자자에게 외면받았다. 그러나 중국 증시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외국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중국 증시에 부정적이던 월가도 돌아섰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BNP파리바는 중국 주요 종목들로 구성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중국 지수’가 10~15%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중국 본토 A주가 약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월가 전망이 바뀐 것은 중국의 증시 부양 정책에서 비롯됐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공개한 밸류업 프로그램(기업가치 제고 정책) ‘신(新)국9조’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 기업의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배당이 부실한 회사는 특별 관리 종목으로 지정하는 벌칙(페널티)까지 있다.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이 나온 지난 4월부터 이날까지 MSCI 중국 지수는 약 16% 올랐다. 올 1~3월 석 달간 2%가량 하락했다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도 올 들어 13% 넘게 올랐다.노무라증권 관계자는 “중국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류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