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멕시코시티에 있는 월마트 체인점인 "슈퍼센터"는 멕시코 물가단속반
의 기습점검을 받았다.

그 결과 진열된 상품 가운데 수천개상품이 상표가 제대로 붙어있지 않거나
스페인말로된 제품설명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반은 이체인점에 대해 72시간 영업정지 조치를 취했다.

월마트로서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멕시코 월마트 관계자들은 긴급 회동, 시정조치를 하고 주멕시코 미대사를
통해 멕시코 고위당국자들에게 손을 써 멕시코시티 슈퍼센터는 영업정지
24시간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이 사건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결을 전후해 멕시코시장에 진출한
미국 소매점체인점들에 그동안 체득한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줬다.

협정의 체결로 시장문호는 개방되었지만 이지역의 정부 당국자들이 이들의
진출을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 것이었다.

지금까지 멕시코에 진출한 미소매점체인업체들은 모두 이와 유사한 경험을
갖고 있다.

월마트를 비롯 K마트 프라이스클럽 라디오색등이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해
멕시코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시장은 멕시코지역 사막에 서생하는 선인장
만큼이나 다루기 힘든 것으로 드러났다.

멕시코의 대다수 관리들은 국내 업계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미국
체인점들에 대해 사소한 허가 하나에도 엄청난 서류를 요구했다.

또 수시로 변하는 각종 규제조치도 이들을 괴롭혔으며 싸구려 중국산 상품
을 수입하는데도 최고 3백%의 관세를 물어야 하는등 현지에서의 영업환경은
예상한대로 들어맞아 주질 않았다.

더욱 어려운 것은 멕시코의 경제가 일년 넘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매출이 지지부진하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멕시코에 진출한 미국 소매점체인들이 당초 사업계획을
수정토록 만들었다.

라디오색은 당초 내년 7월까지 멕시코지역에 2백개의 점포를 개점할 계획
이었으나 현상태에서 당분간 점포확장을 중단하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멕시코에 진출한 이들 소매점체인들은 가장 큰 애로점을 멕시코 당국의
복잡한 행정절차라고 꼽는다.

이들은 이러한 걸림돌이 해소되면 미국업체들의 멕시코투자는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소매점체인들이 멕시코시장을 절망적으로 보는 것만은 아니다.

이같은 장애요인들은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며 멕시코 소비자들은 미국식
소매점체인의 편리함에 길들여져가는 추세여서 언젠가는 멕시코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믿고 있다.

<김현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