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가 새임기 시작부터 유럽연합(EU)의 실세기관인 이사회와 집행
위원회의 합의사항을 비토하는등 실력행사를 전개,관심을 끌고있다.

지난해 체결된 마스트리히트 조약에서 거부권 행사를 포함, 상당한 권한을
부여받은 유럽의회는 지금까지의 "거수기"역할에서 벗어나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를 새임기가 시작되는 회의부터 강력히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그 첫번째 의사표시로 유럽의회는 지난 19일 열린 개막회의에서 이사회가
의결한 "오는 98년 전화시장의 역내 자유화"법안을 절대다수의 지지를
얻어 거부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정보통신 시장을 개방해야하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같은 결정에 유럽의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데 반발,반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또 영국 노동당을 중심으로 의회내 최대 정당인 사회당그룹이 12개 EU
회원국 정상들이 차기 EU위원장으로 내정한 자크 상테르 룩셈부르크총리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여 위기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21일 열린 회의에서 260대 238이란 아슬아슬한 표차로 그를 승인 하긴
했으나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 자국의 사회당 대표들에게 찬성표를 던질
것을 호소하는등 각국 정상들이 지지표를 얻기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했다.

물론 유럽의회가 거부권을 행사한다고해서 이사회 결정이 무효화되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사회는 유럽의회와 새로이 조정협상을 가져 그들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에 의회의 이같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현지 관계자들은 의회내에 권한을 찾아야한다는 견해가 팽배한데다 새
위원장으로 선출된 클라우스 핸센도 이같은 신념이 강해 의회의 도전은
날로 강해질 것으로 내다 보고있다.

[브뤼셀=김영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