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무역의 이번 경영진개편은 그동안 만성적인 적자로 인해 심한 경영난
을 겪어온 고려무역의 "거듭나기"를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김은상무협부회장이 대표이사회장을 겸임하게 된것은 고려
무역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주인 무협이 앞으로 친정체제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무협은 이와관련 곽영룡사장보좌역으로 마케팅과 경리 법률등 3개부문별로
이사대우 1명과 차장 2명등 직원 3명을 파견, 경영을 지도할 방침이다.

무협의 한관계자는 "이번 경영진개편은 고려무역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조직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외부경영기관(쿠퍼스 앤드
라이브랜드사)의 권고에 따른것"이라면서 "전무와 상무자리를 이사직
한자리로 줄인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과 이사회를 주재한 구평회무협회장은 곽신임사장에게 "정상화
방안을 빠르면 오는8월까지 마련해 보고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신임사장은 지난70년대후반까지 고려무역에서 이사등을 지낸 공채1기
출신으로 고려무역을 그만둔후에는 한국 타코마사와 성원사장등을 역임한
전문경영인이다.

이번에 퇴임한 박승순전사장은 고려무역의 부실경영과 관련, 오래전부터
무협등 관계기관에 사의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협의 1백% 단독투자로 중소기업의 수출입대행및 해외시장개척을 지원
하기 위해 지난69년 설립된 고려무역은 중소무역업체의 대형화에 따른
자체적인 시장개척등으로 영업기반이 축소돼 그동안 존폐문제가 거론됐을
정도로 경영난이 심화돼 왔다.

급기야 지난89년부터는 영업실적이 적자를 보이기 시작, 지난92년 9억
8천만원, 93년 15억4천만원등으로 적자규모가 늘어나 지난해까지의 누적
적자규모는 자본금 67억원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32억4천만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고려무역의 경영상태가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올해 취임한
구평회무협회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컨설팅전문회사인 쿠퍼스 앤드
라이브랜드사에 경영진단을 의뢰, 최근 보고서를 제출받아 정상화를 위한
첫조치로 이번에 경영진을 개편하게 된것이다.

쿠퍼스사는 무협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수출입업무에 익숙치않은 지방중소
기업이 계속 늘고 있어 설립취지를 감안할때 고려무역을 계속 존립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앞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조직
축소와 신규사업개발등 자구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었다.

이번 경영진개편을 계기로 고려무역의 경영정상화 노력은 보다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경영기반이 워낙 취약하다는 점에서 새경영진이 들어서더라도
운신의 폭이 넓지 않아 앞으로 제시될 고려무역의 청사진에 어떠한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