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에 대한 외국의 지배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상무부가 28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외국인들이 소유
하고 있는 미국자산총액은 2조9천2백60억달러로 1년전보다 2천6백86억달러
(약10%) 늘었다.

이총액은 미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는 것으로 외국인들이 마음만
먹으면 미국경제를 좌지우지할수 있는 규모이다.

물론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미국자산(기업체 부동산 주식 국채 대출금)을
모두 회수, 미국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최근의 달러폭락요인중 하나가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미국자산중
일부를 미국에서 빼내 본국이나 다른 나라로 가져가고 있는 것임에 비추어
볼때 미경제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매우 커졌음을 알수 있다.

한편 미국이 갖고 있는 해외자산총액은 2조3천7백억달러로 그결과
순채무액은 5천5백57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전년보다 순채무액이 4백77억6천만달러(9.4%) 증가한 것으로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 80년대말이래 유지해온 세계최대채무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순채무액은 외국정부나 기업, 개인들이 미국에 투자한 총액에다 미국정부나
기업, 국민들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을 뺀 것.

미국이 이처럼 세계최대채무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역적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무역적자는 약1천1백억달러로 전년보다 4백억달러가까이 늘었다.

세계최대채권국이었던 미국이 채무국으로 전락한 시기는 지난 86년으로
이당시 순채무액은 3백46억달러로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그후 계속해서 수출보다 수입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밖에서 벌어들이는
달러(수출대금)보다 밖으로 빠져나가는 달러(수입대금)가 훨씬 많아지게
됐다.

밖으로 나간 달러는 외국인들의 미국자산매입 원천이 됐고 마침내
외국인들은 금액상으로 미GDP의 절반이 넘는 미국자산을 보유하기에 이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미국자산중 극히 일부만 일시에 빼내가더
라도 미달러와 주식 채권값이 폭락할 정도로 미경제에 대한 외국인의
지배력이 막강해졌다고 지적한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