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이 시민생활과 국민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만 나흘만에
일단락됐다.

파업을 주도해온 전국기관차협의회(전기협)소속 기관사들이 속속 현업에
복귀, 27일 오전10시 철도청이 완전 마감한 시점까지 88%의 복귀율을
기록하는 등 철도가 정상화단계에 접어들었다.

>>>> 정상화 계획 <<<<

철도청은 기관사 93%(2천9백80명) 기관조사 74%(2천87명) 검수원99%(1천
4백73명)등 전체 6천5백40명중 5천7백55명이 복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훈철도청장은 이와관련,"철도사상 가장 불행한 사태가 이로써 끝났다"
고 말하고 "이젠 완전정상화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단계"라고 밝혔다.

철도청은 이에따라 지난23일 새벽4시를 기점으로 시작됐던 철도파업의
뒷수습을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진행,이달말까지 정상화의 기틀을 잡고
7월초까지는 복귀승무원을 전원 현업에 배치하는 한편 늦어도 7월중순
까지 완전정상화를 이룰 계획이다.

이같은 사태호전으로 이날 화물열차중 컨테이너수송열차는 32대가 운행
되는 등 평상시수준으로 완전정상화되면서 수출입 물품수송상의 애로가
모두 해소됐다.

또 유류수송열차는 평상시의 70%인 34대,시멘트수송열차는 50%인 54대가
배정되는등 전일 10대보다 엄청나게 확대됐는데 이부문은 28일까지 완전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철도청은 밝히고있다. 이날현재 화물열차의 운행은
평상시의 23% 수준이었다.

여객수송의 경우 경인선 구간의 전동열차는 2백30회, 경수선은 1백20회,
경원선은 70회,안산선은 2백회를 각각 운행시키는등 전체적인 운행횟수를
전날보다 83.5%나 늘렸는데 이는 평소의 66.9%에 이른다.

이에따라 이날 오전 출근시간대의 경인선 전동차 운행간격이 10분에서
5분, 경수선은 20분에서 12분, 경원선(용산~청량리)은 60분에서 30분,
안산선은 30분에서 15분으로 좁혀지는등 운행여건이 크게 호전됐다.

또 서울~부산, 대전~목포,이리~순천간 통근열차도 평소의 90%수준인
1백15회, 경부선 호남선 전라선등 주요간선열차는 전날수준인 55회를
운행하는등 여객열차횟수를 전날보다 65.6%늘려 모두 7백90회를 운행했다.

철도청은 현업복귀가 늘어나 예상보다 정상화속도가 빠르지만 복귀자들이
정신적으로 지쳐있는등 당장 근무에 투입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점진적으로
투입인원을 늘려나가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민들의 발을 묶고 물류수송에 타격을 주는등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데다
결과적으로 2백여명에 이르는 철도청직원들의 파면까지 예상되는 철도
파업은 어쨌든 여러가지 교훈을 남긴채 막을 내렸다.

>>>> 남은 과제 <<<<

철도파업은 이처럼 해결됐지만 후유증은 예상보다 훨씬 크고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기협소속 기관사 5천7백50여명이 현업에 복귀키로
신고했지만 이들 모두가 28일안에 출근할지는 미지수다.

본인이 직접 각 지방청 접수처에 나와 신고했을 경우 예정대로 직장에
복귀하겠지만 전화를 이용하거나 가족들이 대리로 신고한 기관사들이
적지않아 현업복귀를 통한 정상화는 당분간 지켜보아야 할것 같다.

또 현업복귀 숫자가 신고자와 비슷해졌다해도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
아니다. 대부분 자진해서 출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마지못해 끌려
나온 기관사들도 있어 이들과 자진복귀자들과의 불편한 관계도 눈에
보이지 않게 정상화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와함께 이번 사태와 관련한 철도청의 징계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의
문제가 조기정상화 여부를 결정짓게 될 전망이다.

최훈 철도청장은 27일 이와관련,이날오전10시까지 복귀의사를 밝히지
않은 기관사들은 직위해제 처리하겠다고 밝힌데다 2백여명을 파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또 앞으로 복귀하는 직원과 그동안 적극적으로 파업에 참여해온 직원들을
대상으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인사처분하는 한편 이번 사태에도 불구, 동요
하지않고 현장에서 일해온 직원등을 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철도파업사태가 가라앉았지만 이같은 인사 회오리 바람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철도청이 안정을 찾기까지 한동안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특히 전기협이 주장하던 월기준 1백92시간 변형근로제철폐와 1일 8시간
근로제와 주야교대근무제 도입, 기능직승진차별철폐 등 근로조건개선을
비롯한 각종 요구사항이 아무런 진전없이 묻혀지면서 앞으로 철도노조등
철도공무원들과 철도청 사이에 꼭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될 과제로
남겨졌다.

철도파업사태는 결국 지금까지 등에 지고온 큰 짐을 그대로 진 상태에서
치유하기 괴로운 상처만 더했다는 결과를 남긴 셈이다.

<노삼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