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가운데서도 우리나라에 유난히 많은 것이 간암.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인구 10만명당 24.1명이 발생해 위암 자궁경부암에 이어 폐암과 함께 3,4위
를 다투고 있다. 미국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10위안에도 들지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간암을 치료하는데 고전적으로 이용되어온 수술요법과 전신항암요법이외에
최근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는 화학색전요법이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서울대병원의 박재형교수(진단방사선과)는 지난 87년 4월부터 93년 3월까지
6년간 1,000여명이상의 환자에게 이 시술을 적용해본 결과전환자의 생존율
이 전신항암요법을 쓴 환자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박교수는 이 방법을 적용한 환자들은 대부분 간암이 발병되기전에
간경화가 있었고 암조직을 잘라낸후에도 재발가능성이 높아 외과적수술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전신항암요법을 써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데다 합병증이 우려되는
상태의 환자들이었다고 설명했다.

화학색전요법은 간암조직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간동맥에 직접 항암제와
색전물질을 주입하는 방법.

간동맥에 미세한 관인 혈관조영술용카데타를 삽입하고 여기에 항암제와
색전물질을 혼합해서 주입한다.

흔히 말하는 색전물질이란 혈관내에 떠다니는 물질로 보통 자연적인
색전물질은 동맥경화의 원인이 된다.

여기서 사용되는 화학색전물질은 리피오돌이라는 유성조영제로 이것과
아드리아마이신이라는 항암제를 혼합해 쓴다.

리피오돌은 간동맥에 주입되면 간암조직의 혈관에 도달해 오랫동안 축적
되는 성질이 있는데 이때 함께 주입된 높은 농도의 항암제가 간암조직을
괴사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화학색전술을 받은 1,067명의 환자중 51%는 리피오돌과 아드리아마이신의
혼합액만 주입받고 나머지는 혼합액을 주입한후에 젤라틴스펀지의 절편을
추가로 간동맥에 집어넣었다.

화학색전요법을 시도한 환자들의 생존율은 1년생존율이 60.6%, 2년이
42.3%, 3년 23.7%로 나타났다.

이는 전신항암요법을 썼을때의 평균생존기간이 1개월에서 6개월사이인것에
비교하면 대단히 높은 것이라고 박교수는 밝혔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5 이하인 경우에는 1년생존율이 84.1%, 2년 69%, 3년
50.4%, 5년 34.7%로 생존율이 더 높았다.

한편 간기능이 어떤 상태인가도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간암과 함께 간경화가 있을때 생존율이 가장 저조했고 간암이 문정맥을
침범했거나 결절형으로 몰려있는 경우보다는 퍼진 상태에서 생존율이
낮았다.

<김정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