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김기웅특파원] 러시아를 방문중인 김영삼대통령은 2일 크렘린궁
에서 보리스 옐친대통령과 2차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에서 핵
무기를 생산하려는 어떠한 기도도 저지되어야 하고 북한이 사찰의무를 이행
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정상회담직후 공동서명한 13개항의 공동선언에서 옐친대통령은 "한반도 비
핵화실현을 위한 국제노력에 대한 적극적인 러시아의 동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동선언은 한반도의 통일은 당사자간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새로운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현 정전체제
가 유지되어야 한다는데 양국 정상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양국대통령은 또 동북아지역 역내 국가들의 다자간 안보대화와 협력이 필
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특히 양국정상간의 긴밀한 대화유지를 위해
청와대와 크렘린간에 직통전화를 설치키로 합의했다.
이와함께 옐친대통령은 우리의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지원을 약
속했고 김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에의 러시아 참여를 환영한다고 밝
혔다.
김대통령은 대한항공기(KAL)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문서가 공개된데 이어
한국전쟁의 진상을 밝히는 문서사본을 한국측에 인도함으로써 불행했던 양
국간의 과거사를 극복하려는 러시아정부의 노력을 평가했다.
2차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에서 양국정상은 대러시아 경협자금 상환문제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조속한 시일내에 실무협의를 개최키로 했다.
재러시아 한인동포문제와 관련, 김대통령이 재러 한인동포들의 권익보호와
사할린동포 영구귀국문제의 원만하고 조속한 해결을 요청한데 대해 옐친대
통령은 "소수민족으로서 재러 한인들의 권익이 보호될 것이며 사할린거주
동포들의 영구귀국도 인도주의적인 고려하에 원만히 해결토록 협의해 나가
겠다"고 천명했다.
양국 정상은 경제협력과 관련, 경제협력 잠재력에 비추어 양국간 교역과
투자수준이 아직도 미흡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경제통상협력을 더욱 강
화키로 합의하고 특히 이중과세방지협정의 조속한 비준에 의견을 같이했다.
두 정상은 학술.청소년교류를 더욱 확대하기로 하고 그 구체적 방안으로
한국정부가 모스크바대학에 한국학연구진흥기금을 공여하며 앞으로 5년간
매년 30명씩 양국 청소년을 상호 교류키로 합의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낮 러시아 상하양원 의장단 초청 오찬에 참석한데 이어
오후에는 상원에서 연설했으며 이날 저녁에는 옐친 대통령내외 주최 공식
만찬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상원연설에서 "양국은 그동안 서로를 불신하고 적대하는 상쟁의
시대를 겪었다"면서 "한국국민은 북한핵문제만 해결된다면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북한의 재건과 개혁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모든
준비가 돼있다"면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러시아측의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