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연간 2억달러로 추산되는 러시아 특수가 일고 있으나 업체간
과당경쟁과 러시아인의 얄팍한 상술로 당초 예상만큼의 도움이 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발등 지역주종산업의 침체속에 러시아특수는 부산지역경제에 가뭄에
단비같은 역할이 기대됐으나 실상은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러시아인들이 일년중 집중적으로 부산을 찾는 시기는 4~5월. 올들어서만도
약3만여명의 러시아인들이 부산에서 쇼핑을 즐겼다.

대부분 선원들인 이들은 원양어업후 휴양차 또는 선박 수리차 부산을
찾고 있으며 여객선을 용선해 대량 구매에 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매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출혈판매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인해 제과 주스등 일부 품목은 마진없이 공장도가격으로 넘어가고
있고 다른 품목도 마진 폭이 국내와 별 차이가 없다. 여기에 하역비등
부대비용까지 계산할 경우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속빈 강정"인 셈이다.

특히 러시아인들이 즐겨찾는 쵸코파이 주스등 먹거리 종류는 마진이 거의
없으며 가전제품인 TV와 냉장고정도만 20~70달러 안팎의 이윤을 챙기고 있는
정도이다.

요즘은 침대 쇼파등 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으나 이 또한 마진폭은 별로
라는게 상인들의 이야기다.

따라서 러시아인들로 넘쳐 흐르는 초량 텍사스촌의 1백여개 러시아매장의
경우 출혈경쟁으로 주인이 하루가 멀다하고 자주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한국인들의 약점을 이용한 러시안인의 특이한 상술로 상인들이
번번히 골탕을 먹고 있다.

대표적인게 우선 각 상가를 돌며 다음 방문때 대량구매키로 약속하고
상가별로 물건을 준비토록 한 후, 나중에 경쟁을 붙여 헐값에 구매하는
수법에 우리상인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번번히 당하고 있다는 것.

텍사스촌에서 40여년간 장사를 하고 있는 박형도씨(알라쇼핑 대표)는
"러시아인들을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될 존재"라고 경고하고 "상인들끼리
협정가격을 마련, 적정이윤을 보장 받을 수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때"라고
강조했다.

<부산=김문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