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지구 오염을 줄이는 차원에서 자원 재활용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사장되고 있는 폐신문지를 고급 복사지로 재활용할 수있게
하는 것은 오염방지 뿐만아니라 고급 펄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

공업기술원의 정문기연구관(48)이 주축이 되어 폐신문지의 검은 잉크를
탈묵하여 고급 복사 및 컴퓨터용지로 만드는 공정을 개발했다. 수입
화학펄프에 폐신문지를 탈묵한 펄프를 40% 섞어 고급 복사지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복사지는 글씨가 빠르게 옮겨지는 성질인 전사성과 매끌매끌하고 빳빳한
성질인 평활성과 강성등이 요구된다. 또 투명해서도 안되고 일정한
두께와 중량을 유지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그동안 수입화학펄프만이
사용돼 왔다.

폐신문지는 이와같은 조건들을 맞추기가 어려워 복사지의 원료로서 사용
하지 않았었다. 국내의 기술로서는 무엇보다도 폐지의 수거 기간에따른
탈묵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와 복사지와 같은 고급지 원료로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다소 무리한 것으로 보였던 폐신문지의 재활용 계획은 이승배 종합분석
부장의 지시로 시작됐다.

"갱지를 복사지로 사용할수있도록 연구해보라"는 이부장의 지시였다.
"갱지는 먼지가 많아서 고급지인 복사지로 쓸수 없다"고 정연구관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그러나 정연구관은 긍정적으로 생각을 고치기로 했다. 곧이어 김조웅과장
등을 합쳐 4명으로 팀을 구성햇다. 우선 폐신문지를 포함하여 폐아트지
폐백상지등에 대한 기초자료 조사를 했다.

이결과 백상지나 아트지는 회가 많이 포함되어있어 펄프를 뽑아내는
수율이 낮아 재활용 용지로는 악성재료임을 알아냈다.

폐신문지를 재활용 용지로 택했다. 본격적인 탈묵작업에 들어갔다.
폐신문지도 너무 오래되면 탈묵이 잘 안되고 펄프의 수율이 낮다는 것을
실험결과 알아냈다. 1년 이내의 폐신문을 대상으로 탈묵작업에 들어갔으나
그것도 완전하게 안되었다.

"문헌상으로 나와있는 방법대로 했지만도 제대고 안되었습니다" 정연구관
은 폐신문에서 검은 잉크입자를 분리 떼어내는 부선작업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일본에 달려가서 기술을 알아봤다. 부선작업을 3회정도까지 반복하는
것이었다. 한번의 작업에서 완전한 탈묵을 바랬던 것이 잘못이었다.

연구팀은 폐신문지의 수거 기간별에 따라 탈묵하는 약품첨가량과 부선
방법 부선한 펄프를 숙성시키는 공정을 개선했다.

탈묵된 펄프의 백색도를 높이고 복사기에서 열을 받으면 수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60%의 수입화학펄프와 지력증강제를 첨가했다.

밀도조정과 정전기 발생 방지를 위해 표면을 가공처리했다. 연구실에서의
시제품은 겨우 만들어 낼수 있었다. 공장에서 생산해보니 평활도와 두께
등에서 문제가 나타났다. 2~3번의 실패를 거듭한끝에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코리아 제록스에서도 10만매를 연속 복사한 결과 큰 문제점이 없는것으로
분석했다.

정연구관은 "이번 시제품이 일부 나타나는 반점을 제외하고는 기존제품과
차이가 없이 우수하다"며 "연간 3만t의 화학원료 펄프수입을 줄일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업기술원은 여기에 만족하지않고 보다 좋은 고급질을 생산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정연구관은 "폐신문지 혼합비율을 현재 40%에서 50%이상으로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방울을 이용한 부선방법에서 큰 공기방울과 작은 공기방울중에서
어느것에서 검은 잉크가 더 잘 분리되는지의 연구가 거듭되고있다.

이 연구가 완결되면 폐신문지의 혼합비율을 높일수 있을 뿐만아니라
반점을 완전히 없애 백색도를 증가시킬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연구관은 "폐신문지의 재활용 기술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재활용
용지를 애용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용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