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부리지 않고 삶의 다양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영화이론가로 잘알려진 김홍준씨(38.필명 구회영)가 태흥영화사의 새영화
"장미빛 인생"의 메가폰을 잡아 감독으로 데뷔한다.

91년 임권택감독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그간 "개벽" "장군의
아들 2,3" "서편제"등에서 조감독으로 연출경험을 쌓아왔다.

"장미빛 인생"(각본 육상효)은 심야만화방에 숨어든 깡패 노동운동가
무협지작가등 세인물과 여주인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80년대를 새각도에서
조명해보는 작품이다.

"권력의 폭압구조나 운동권의 대항방식등의 얘기를 담은 기존 80년대영화와
차별화를 선언, 어느 시대에나 있을법한 도피자들의 얘기로 영화를 이끌어갈
계획입니다"

그동안의 우리영화들이 너무 전형적인 인물로만 영화를 이끌어가려 했다고
비판하는 김감독은 통속적인 인간들도 어느 순간엔가는 한없이 순수해질 수
있고 그 이유가 80년대라는 시대탓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보고 싶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과연 80년대가 누구의 시대였던가라는 화두를 풀어가는 과정
으로 이 영화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영화에는 공장 탄광 농촌 군대등 80년대적 공간을
담지 않을 예정이다.

"주인공들은 우리의 도시, 뒷골목을 언제나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그들이 하루하루 만들어가는 역사가 TV나 신문에 남는 역사보다 더 소중한
것일수도 있지요"

김감독은 81년 서울대인류학과를 졸업하고 83~89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템플대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했다.

"영화에 대하여 알고 싶은 두세가지 것들"(한울간)을 펴내기도 했다.

만화가게 여주인 역에 최명길, 깡패 황동팔역에 최재성을 캐스팅한
"장미빛 인생"은 5월초 크랭크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