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일본 닛산자동차와의 승용차생산을 위한 기술제휴를 전격
발표, 결국 "강공의 카드"를 던졌다.

삼성이 현대 기아 대우등 기존 자동차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연구기관간의
논란, 상공자원부의 기술도입신고서수리여부가 불투명한 상황등에도 불구
하고 이처럼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삼성의 승용차시장진입"을
아예 기정사실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의 승용차시장진출은 <>선진국시장의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국내시장
도 곧 수요정체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과잉투자 과당경쟁을 유발해 국내
자동차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국내업계의 외국차 복제
경쟁을 심화시켜 자동차산업의 자립기반을 저해하며 <>전문 기능인력의
과잉스카웃경쟁을 일으켜 원가상승및 이직등에 따른 국가적 비효율을
초래할뿐아니라 <>기존 완성차 부품업체간 계열구조를 혼란시켜 부품업체
의 발전을 가로막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이런 점들이 기존 자동차업계가 삼성의 승용차시장진출에 강력 반발
하는 논리적 근거가 되고 있다.

이같은 "명분상의 세불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삼성이 서둘러 승용차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실기의 결과를 초래,
그룹의 장기발전전략에 차질을 빚음으로써 앞으로의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자체판단 때문이다.

삼성은 그동안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전자산업과 성장역사가 비슷하나
수출규모에서는 93년기준 전자및 전기제품이 2백42억달러인데 반해
자동차는 49억달러로 절대적인 열세에 있어 신규업체의 참여유도로
선의의 경쟁을 통한 양적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일본이
세계소형차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돼 한국이 소형승용차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수 기회가 다가와있고 <>최근의 자동차기술이 전자화
경량화추세에 있는데 삼성은 전자기술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등의
논리를 배경으로 승용차시장진출의 당위성을 주장해왔다.

따라서 전자와 자동차를 축으로 장기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삼성
으로서는 지금 서둘러 승용차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면 2000년대초까지
본궤도에 오르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삼성이 닛산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에서도 그러한 배경을 읽을수 있다.
삼성은 그동안 일본의 닛산을 비롯한 토요타, 독일의 폴크스바겐 등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들과 접촉을 갖고 제휴가능성을 타진했으나 닛산이
삼성의 제시조건들을 전폭 수용함으로써 기술도입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삼성이 제시한 조건의 골자는 부분기술이전이 아닌 승용차생산관련기술의
일괄전수, 수출지역등에 일체 제한을 두지 않을 것등이다. 어떻게 보면
매우 파격적인 조건을 닛산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삼성은 또 닛산이 <>전세계의 최다특허보유업체로 제품기술력과 차세대
기술영역에서 최고수준이며(일본 노무라총합연구소평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최첨단기술을 모두 제공받을수 있고 <>자동차사업전반에 걸쳐 다른
회사들보다 협력의범위 및 질이 월등한데다 <>닛산 자체가 삼성과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제휴를통해 상호보완적인 파트너십을 희망하고 있는
점등을 감안해 제휴계약을 맺은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은 당초 5월로 예정하고 있는 기술도입신고서제출시점에 맞춰 이같은
제휴계약사실을 공표할 계획이었으나 일본이 29일부터연휴에 들어가는
사정이 있어 닛산과의 공동발표를 위해 서둘렀다는 것이다.

삼성은 기술도입신고서가 수리되는등 승용차시장진출계획이 무리없이
진행되는경우 오는 7월부터 공장건설에 들어가 97년하반기에는 완성차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전략및 투자계획은 현재 수립중에 있다. 삼성은
승용차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2000년까지 약 8조원규모의
막대한 투자가 요구될 것으로 보고 자금조달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한국의자동차산업은 세계시장에서 일본 미국 유럽국가에 이은 "제4세력"
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중국을 비롯한 거대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한
세계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산업의 주요경쟁요소는 성능과 품질이므로 삼성은 고품질을
지향해 선진업체와 정면승부를 벌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아무튼 앞으로
삼성이 제출할 기술도입신고서의 수리여부를 놓고 한차례 더 파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추창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