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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경기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했다'' *
* 경제기획원은 27일 신경제추진회의에서 최근 경제동향을 이렇게 결론 *
* 지었다. 이달초 한은이 ''회복기를 지나 확장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한 *
* 진단에 비하면 보수적인 진단으로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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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는 좋으나 앞으로도 계속 장기상승 내지 호황국면 안착하는데는 *
* 걸림돌이 적지않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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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경쟁력강화를 수반한 것인지, 아니면 *
* 엔고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상승국면인지 아직은 불투명한 요인이 *
* 적지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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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우리경제가 선순환을 하고 있는지를 과제별로 점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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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가 선순환을 지속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로는 심화되가는 양극화
현상이다. 수출대기업과 중화학산업이 호조를 보이는 반면 내수중소기업
이나 경공업쪽은 잘 안되는 이중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을 산업구조의 조정과정으로 당연하다고 볼수도 있다.
그러나 양극화현상 자체가 우리경제의 선순환을 가로막을 만큼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경기회복세가 경공업 중소기업쪽으로 흘러내려가지(trickle down) 않는
다는건 우리경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반증한다.

일반적으로 중화학부문의 호조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경공업 중소기업등
다른 분야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는게 정상이다. 그러나 올들어
1,2월 두달동안 중화학공업의 생산증가율이 14%까지 높아진 반면 경공업
쪽은 0.2%증가에 그쳤다는 건 경기파급효과가 미진했다는 증거로 보기에
충분하다.

수출쪽은 더욱 심각하다. 3월말까지 전기 전자 석유화학제품등 중화학제품
의 수출은 모두 20%이상 증가했으나 의류 신발은 10-30%의 감소를 기록
했다.

중소기업들의 저조한 생산과 수출은 부도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3월중
서울지역의 부도업체수는 4백개를 넘어서 지난해 같은달의 3백20개보다
20%이상 늘었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한겨울"인
셈이다.

이같은 격차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경공업과 중소기업의 성장기반이
무너져 내릴수도 있다는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신발산업의 경우
정부가 합리화투자를 위해 지원하는 2천억원의 합리화자금이 업계의
외면을 받고있는게 대표적인 사례다.

더군다나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여건은 나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게 돼
있다. 고임금과 저생산성으로 후발개도국에 밀리는데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로 기존의 중소기업지원도 사라질 운명이다. 중소기업기본법 사업
조정법 계열화촉진법등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지원할수 있는 근거가 됐던 6개
법률이 올해안에 전면 개편되는 탓이다.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나 단체수의
계약등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크게 축소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중소기업으로선 올 한해가 최대의 시련기일수 밖에 없는 상황
이다. 자동화 신기술 투자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한 버텨내기
어렵다. 정부가 27일 신경제추진회의에서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를 돕기위해
외화표시 원화대출한도를 확대하기로 한것도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박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