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최고경영자(CEO)교육과정을 마친 임원들의 복귀에 따른 인사
태풍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번 복귀자들에 대한 인사는 앞으로 계속될 CEO교육의 성격을 규정
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 교육이수자에 대해 전원복귀의 원칙이 세워진데다 4차 CEO
교육에 30-40명가량을 빼낼 계획이어서 인사폭은 어느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해10월부터 시작된 CEO교육 1,2,3차 이수임원 1백
40명에 대한 인사를 3차 CEO교육 대상임원들의 교육이 끝나는 오는20일께
단행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그는 이번 CEO교육 이수자들 전부의 재기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 시각
에 대해 "이미 전원 복귀시킨다는 방침이 세워졌다"며 " 4,5차 교육대상자
가 빠져나가고 각계열사별로 비어있는 자리가 상당수 남아 있어 이들이
보직을 받는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4차 교육대상자를 30~40명 선발, 오는 25일부터
교육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그룹의 방침에도 불구, 현재 보직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CEO
교육 이수자들은 15~20% 정도가 탈락할 것이라는 당초 소문에 불안해 하고
있다.

더욱이 그룹의 전원복귀 방침이 CEO교육을 둘러싼 내부 갈등과 외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일부의 추측대로라면 자리를 얻더라도
"가시방석"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실 각계열사별로 비어있는 자리가 상당수 남아있다고 그룹측은 설명하고
있으나 각계열사들은 생산현장 일부를 제외하고는 현재 비어있는 자리가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1백40명의 복귀자중 교육과정에서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 20% 가량의
인원을 제외하더라도 이들이 차지할 자리는 30~40명의 4차 교육대상자의
자리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전무급이상은 사장보좌역으로 발령을 내면되지만 상무 이사급 교육
이수자들은 새로운 자리를 마련해줘야 전원복귀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을 중용.발탁하는 쪽으로 인사가 이루어진다면 인사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CEO교육이 어학과 국제화, 개혁교육으로 집중
되었던 만큼 이들 대부분에게 현장과 해외부문등의 업무가 주어질 것"
이라고 밝히고 "현장은 비어있는 자리로, 해외부문은 팀을 세분화하는
식으로 인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계열사에는 사장보좌역외에도 부사장이나 전무급인 본부장 밑에
결재권이 없는 본부장보좌역제를 신설, 상무급과 이사급 교육이수자들을
흡수토록 한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함께 그동안 CEO교육, 또는 부하 임원들의 발탁승진등으로 회사
를 떠난 임원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하고 CEO교육 대상자들을 중용, 발탁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탈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삼성의 CEO 교육이수자 전원복귀방침에대해 그룹 내부에서는 전원
복귀가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건희회장의 개혁의지가 수그러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그룹측은 이번 인사가 CEO교육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4차교육까지는 교육기간을 6개월로 하지만 연말께 시작할 예정인 5차교육
부터는 교육기간을 1년으로 늘려 연말정기인사와 CEO교육을 연계해 나가는
방법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금까지 용인연수원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 해외전문교육기관에 위탁
교육하는 방안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