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백화점은 강남개방붐을 타고 일약 거부도 부당한 김형목씨(80)가 83년
설립했다. 87년 2남인 김택씨(37)에게 물려겠으나 김씨가 히로뽕 흡입으로
구속되는등 사생활문제가 터지면서 대표이사직을 사퇴,이사로 물러나면서
부사장인 안병식현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현재에 이르고있다.

김택이사는 이번에 빚덩어리인 영동백화점을 나산실업에 넘김으로써
백화점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됐다.

영동사거리에 자리잡은 영동백화점은 경험부족과 운영미숙등으로 개점초
부터 매출부진에 허덕였고 결국 지난해 3월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폐점,신세계백화점과 위탁경영계약을 맺어 지난해 11월 신세계 영동점이란
이름으로 재단장 오픈해 신세계가 경영하고 있다.

영동점은 신세계가 고급패션 전문점으로 개발,향후 몇년이 지나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평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김택이사가 영동백화점을 뒷편의 웰컴스포츠센터
천호동 부지와 함께 매각한 것은 영동백화점 설립이후 누적돼온 부채 약
9백억원의 월이자만해도 7억~8억원씩 나가는 상황에서 더이상 빚감당을
하기보다 부실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씨는 그동안 간판 기업이었던 영동백화점을 매각했더라도 나머지 소유
회사와 자산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운영중인 회사로는 강남 선릉역부근의 빌딩임대 관리회사인 유화상사
와 부동산 개발회사인 강남개발 그리고 대치동에 청실상가등이 있고 이외
에도 소유 부동산이 수백억대로 추정돼고 있다.

나산과 맺은 계약에는 그동안 영동백화점 앞으로 빚을 내면서 세운 여타
법인체의 부채담보를 해지하는 조건으로 돼있어 앞으로 이들 회사의 경영
에는 부담이 없어질 상태이다.

김형목씨는 함경도 북청출신으로 6.25때 단신으로 월남해 유전직후
동대문시장에서 포목장사를 해 기반을 닦았고 여기서 번 돈으로 영동
지역에 배밭을 매입하는등 땅을 사재기해 70년대 강남이 개발돼면서
일약 거부로 올라선 인물이다.

김형목씨는 70년대 일찌감치 자식들에게 소유재산을 모두 물려주고 현재는
영동학원 이사장과 영동백화점 이사직만 갖고있다.

장남인 김윤씨는 강남 영동고등학교의 법인인 영동학원이사장으로
이학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3남인 김철(32)씨는 경기골프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외 여러 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