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호환기종을 제조.판매하는 대만의 에이서사는 92년이후 일본 PC시장에
대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PC시장은 IBM기종과 다른 규격인 일본전기(NEC)의 98시리즈가50%의
시장을 점유,IBM기종이나 IBM호환기종의 진출이 어려운 시장이었다.

그러나 92년이후 특별한 하드웨어가 없어도 일본어 처리가 가능한 DOS/V
기종이 선보이면서부터 시장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사양에 맞는
하드웨어를 별도로 생산해야했던 IBM이나 IBM호환기종제조업체들이 저가격
DOS/V기종으로 NEC의 아성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IBM과 IBM호환기종은 세계 각지에서 부품을 조달할 수 있기때문에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우세한편이다. 그중에서도 에이서사는 가장
강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업체로 평가되고 있다. 에이서사가 갖고
있는 가격경쟁력의 원천은 저렴한 부품조달에서 비롯된다. 대부분의
대만기업과 마찬가지로 에이서사는 부품을 대량구입,구입원가를 낮추고
있다. 또 전세계 화교네트워크를 활용,전략적인 부품조달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는 것이다.

에이서사 제품이 일본시장에서 지명도를 얻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미쓰이물산과 PC용 집적회로(IC)의 수출을 포함한
포괄적인 제휴계약을 맺는등 일본에의 OEM수출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에이서사는 이와함께 자사브랜드제품의 일본내 판매기반강화도 모색하고
있다. 에이서사의 일본현지법인은 최근 PC주력상품의 무상보증기간을 종래
의 1년에서 3년으로 연장,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가격외에 품질과
서비스질의 개선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이자는 전략이다.

에이서사의 해외시장개척전략은 반제품수출을 위주로 현지에 판매거점과
조립거점을 세우는 것으로 요약된다. 완제품으로 출하하는 것이 아니라
반제품을 공급,현지거점에서 소비추세에 맞게 다품종 소량생산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소비추세에 보다 빨리
적응할수 있는 시스템이며 재고관리 비용절감 납기단축등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시장공략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대응할수 있느냐에 달려있으며 합리
적인 가격과 납기엄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조립.판매거점 확대를 위해 에이서사는 FF(First Food)방식을 도입할 예정
이다. 이 방식은 에이서사와 프랜차이즈계약을 맺고 있는 해외 제휴선에
키보드등의 PC관련부품이나 반제품을 공급,제품조립과 판매활동을 현지
사정에 맡기는 전략이다. 제휴선에는 품질관리 노하우를 이전하는 한편
모든작업을 매뉴얼화해 작업을 수행토록하고 있다.

에이서사는 미국 유럽 아시아지역에 이러한 조립.판매거점을 오는 95년말
까지 80개를 늘려 100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또 사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미국 TI사와 합작,반도체생산도 확대할 예정이다. 에이서사는 92년말
현재 4메가DRAM을 월간 1백60만개씩 생산해내고 있다.

올해에는 16메가DRAM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2천만원이 조금넘는
자본금과 20명의 종업원으로 꾸려가고 있는 에이서사는 반도체사업 확장에
따른 위험부담을 낮추기 위해 DRAM을 일본이나 한국에서 조달하는 방안도
신중히 고려하고있다.

DOS/V기종 보급을 계기로 일본업체에 대한 OEM수출증대와 함께 고유브랜드
인지도제고를 통한 일본시장잠식을 꾀하고 있는 에이서사의 앞으로의
진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재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