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탁은행은 오는 98년까지 5년동안 직원을 2천2백여명 줄이고 30여개
의 점포를 폐쇄 또는 격하할 방침이다.

30일 서울신탁은행은 이같은 내용의 경영정상화방안을 지난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 곧 은행감독원에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경영부진에서 벗어나는게 시급한데다 유상증자를 앞둔데 따른
자구노력차원에서 은행감독원이 강력하게 촉구해 마련된 것이다. 골자는
<>인원및 점포감축 <>일부해외점포 정리 <> 임원의 상여금반납 <>서화및
골프장회원권매각 <> 일부 운동부해체 등이다.

신탁은행은 현재 9천4백여명에 달하는 인원을 98년까지 7천2백명수준으로
줄여가기 위해 현재 실시하고 있는 명예퇴직제도는 물론 명령휴가제도
실시할 방침이다.

명령휴가제란 건강이 좋지않거나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정기간 쉬도록 함으로써 퇴직을 유도하는 제도다.

한양의 법정관리로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 상업은행에서 실시했었다.

점포감축은 비슷한 영업권에 몰려있는 점포나 수익성이 좋지않은 점포위주
로 추진키로 했다.

해외점포중 로스앤젤레스현지법인을 팔기위해 시중은행과 접촉하고 있고
싱가포르사무소는 철수시킬 방침이다.

김기창화백이 그린 그림등 값나가는 서화 7여점, 20여개의 골프장회원권중
매각가능한 5개회원권도 처분키로 했다.

또 운동부중 농구팀은 유지하돼 탁구 사격부등은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
키로 했다.

신탁은행이 마련한 경영정상화방안은 실행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인원감축이 가장 골치 아픈 과제로 지적된다. 자연퇴직이
한해 3백여명 된다고 하지만 인력체계상 매년 새로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만큼 한해 4백여명의 감축은 그리 쉽지 않다. 게다가 퇴직대상을 고르는
과정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경영정상화방안마련이 늦어진 것도 이런 이유들과 무관치 않다. 은감원은
작년부터 신탁은행에 "강력한 자구"를 촉구하면서 계획을 내도록 종용해
왔다. 신탁은행이 자회사인 대한증권을 파는등 부분적으로 자구노력을 해
왔으나 종합적인 계획을 내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계속 늦어지자 이용성원장이 손홍균행장에게 직접 요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신탁은행이 마련한 정상화계획이 은감원에서 생각했던 수준에
못미칠 경우 수정될수 있다. 또 금융통화운용위원회에서도 신탁은행이
계획하고 있는 유상증자를 인가하는 조건으로 자구계획을 철저히 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홍균행장이 지난달 22일 취임한후 신탁은행은 거듭 태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의 기울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손행장은 취임후
직원들과 대화를 늘려가면서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그는 시간을 쪼개
부산 대전지역점포를 둘러보고 직원들을 독려했고 31일과 4월1일에는 대구
광주지역점포를 방문할 예정이다. 직원들도 "경영부진" 은행의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경영상태가 워낙 좋지 않았고(작년 무배당) 내부직원들의
결속이 다른 은행보다 다소 약하다는 평을 들어와 재도약이 언제 이뤄질지
는 미지수다. 경영정상화계획이 서류상의 약속에 머무르지 않고 직원들
모두가 마음을 합해 "뛸때야만" 가능할 것이라는게 은감원관계자의 지적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