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들간에는 요즘 이런말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에는 가야
하는데 가기에는 벽이 많다"거꾸로 해석하면 벽이 많아 못간다는 말이 된다.

먹고 싶은 떡이 눈앞에 있는데도 먹다가 체하지는 않을지, 상한 것은
아닌지 등을 걱정하는 것이다.

그래도 중국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만 간다.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해외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4백여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조사대상
의 절반이 넘는 2백53개사가 투자유망지역으로 중국을 꼽았다.

이들 모두가 중국투자를 할 경우 1개사당 평균 80만달러만 잡아도 2억달러
가 넘는다. 중국은 이제 국내기업의 탈출구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중국투자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가야죠. 업계사람들 모두 한결같이 가고 싶어는 해요. 한번씩은 다녀
오기도 했고 시장성도 있다는 결론도 나왔죠. 그런데도 선뜻 못가는 것은
겁이나기 때문 아닙니까. 중소기업이 해외에 수억원을 투자한다면 거의
전재산을 쏟아붓는 셈인데 쉽게 결정되겠어요" 투자상담차 상해로 가던
개스버너업체 C사장의 말이다.

한국기업의 중국투자는 끝이없다.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중
에는 번듯하게 성공한 예도 있으나 일찌감치 보따리를 챙겨버린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

기업을 이끄는 사람에게 있어 성공과 실패는 하늘과 땅 차이의 결과이다.
스포츠에서는 깨끗하게 진 사람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있기도 하지만 경제
문제에서 실패는 어떤경우에도 우대받기 어렵다.

투자란 글자 그대로 "자"를 투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자란
자금을 의미하지만 실제 이에 상응하는 유.무형의 각종 가치, 예를들어
노하우나 부동산 기계설비등도 포함된다. 그중에서도 종종 그냥 지나쳐
버리는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정보이다.

해외투자에 있어 정보란 다양한 것들을 포함한다.

지역의 일반적인 경제개황에서부터 현지의 인맥, 접촉대상기관, 각종 문서
관리의 방법, 사회 문화적인 관습, 기후등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부분이
그 대상이 된다. 이러한 정보들은 투자를 의도하는 단계에서 교섭이 진행
되고 기업설립과 본격적인 기업경영의 매순간마다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휴대용 컴퓨터를 들고 왔는데 짐만 되어 버렸습니다. 2백20볼트를 쓰고
있는지도 몰랐고 콘센트도 맞지 않았어요. 디스켓에 상담자료와 참고자료
를 잔뜩 넣어왔는데 무용지물이 되어서 상담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어요.
이런줄 알았으면 휴대용 변압기를 들고 올건데 결국 이게 정보문제
아닙니까" 얼마전 중국을 방문한 미국박사출신 중소기업 K사장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떤사업을 막론하고 정보의 미숙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입지 않는다면
그것은 차라리 요행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우리기업의 중국투자도 예외없이 동일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기업
의 중국투자가 성공이냐 실패냐하는 단정적인 판결을 내리기는 힘들다.

대체로 50%의 안정, 25%의 현상유지, 25%의 위기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정확하지 않다. 정부부재다.

정부기관에서도 제대로 된 한국기업의 대중국투자 통계하나 가지고 있지
못하다. 9백개니 1천개니하는 공식허가신청 숫자가 있지만 현지에서는
2천개 이상의 한국기업이 들어와 있는것으로 보고있다. 현실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니 뾰족한 대책이 나올수 없는 것이다.

관련정부기관에서 나온 보고서들은 불법투자를 막는 것이 한국기업의
투자질서 확립에 도움이 된다고만 이야기하고 있지 왜 불법투자가 생겼는지
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다.

하기 좋은 말만 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정보의 취합은 차치하고 전체적인
정보 짜깁기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투자기업의 실패사례가 아무리 널리 선전된다해도 동일한 전철을 밟게될
기업은 많다.

아직은 중국진출에 정부의 통제가 있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너도 나도 모두 진출하니 부자격자를 골라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측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한 수긍이 간다.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지
않으면 안될 한국내의 여건은 중국진출을 해야만 하는 이유로 떠오른다.

중국에 투자를 생각하는 기업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이상 이들을 제대로
가이드할 책임이 정부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