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16개기업이 오는 2.4분기에 6억2천7백만달러어치의
해외증권을 발행할 수 있게됐다.

한국증권업협회는 18일 오전 해외증권발행협의회를 열고 2.4분기중 해외
증권 발행물량을 이같이 조정했다.

재무부가 2.4분기중 해외증권발행규모를 당초 4억3천만달러선으로 잡았
으나 이를 2억달러정도 늘려줌에따라 3개사가 추가로 발행할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지난10일 해외증권발행을 신청했던 회사가운데 발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자동차와 우성건설은 발행대상에서 제외됐으며 금성사
대우전자 유공 기아정기등도 발행이 불가능해졌다.

2.4분기에 발행될 해외증권의 용도는 시설재 도입자금이 9개사 4억4천4백
50만 달러, 해외투자 및 사업자금용이 6개사 1억8천2백50만달러이다.

해외증권종류는 대부분 전환사채(CB)를 발행할 계획이나 한솔제지는 신주
인수권부사채(BW),한국유리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대한통운은 주식예탁증서
(DR)로 잡고있다.

해외증권발행은 그동안 증권관리위원회가 기업별로 승인했으나 4월부터는
증권업계의 자율조정으로 바뀜에따라 증권업협회는 해외증권발행협의회를
구성하고 물량조정기준을 만들어 이날 2.4분기중 발행기업을 확정한 것
이다.

그러나 첫 자율조정의 결과를 두고 뒷말이 무성해 파란이 예고되고있다.
이날 확정된 2.4분기 해외증권발행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있다.

재무부는 통화관리상의 어려움을 들어 올해 13억달러선으로 계획한 주식
관련 해외증권발행 물량을 분기별로 균등배분한다는 방침아래 2.4분기에는
4억달러정도만 허용할 방침이었다.

해외증권발행이 승인제에서 업계의 자율조정으로 바뀌었지만 해외증권
발행이 해외자금의 직접적인 유입은 없지만 국내자본의 유출을 억제하는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국내통화에 부담을 준다는 점때문에 총량규제는
계속하겠다는 뜻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2.4분기중 기업들의 해외증권발행신청규모가 12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기업들의 수요가 폭주하고 또 자율조정을 맡은 증권업협회가 업계의
의견을 모아 발행규모를 신축적으로 조정,2.4분기에 집중배정해달라는
건의를 해온것이 당국의 뜻을 굽히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의 한관계자는 "이번에 해외증권발행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2억달러
정도 늘려줌으로써 약1천6백억원정도의 통화증가효과가 나타나는 문제점이
예상되지만 기업들의 시설투자 및 해외진출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성한 뒷말중에는 관심을 끌고있는 정부와 현대간의 해빙문제가 개입돼
있어 관심. 현대자동차가 이전부터 나돌던 소문대로 해외증권 발행대상
기업에서 제외되자 재개에서는 "아직도 정부의 현대그룹제재는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라고 분석.

현대자동차는 6천만달러정도의 해외DR을 발행할 계획을 세웠으나 발행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초 증협이 확정한 조정기준에 따르면 당연히 포함
돼야할 사업이었다. 증권업협회가 밝히는 탈락 이유는 "주간사를 맡은
대우증권이 이날 주간사를 포기하겠다고 밝혀 발행이 불가능해졌다"는것.
주간사가 없으면 "운전사없는 자동차"꼴이돼 현대자동차는 아예 명함도
못내밀고 탈락한셈.

그러나 협회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관계자들은 아무도 없다.
정부와 냉랭한 관계가 가시지않은 현대그룹계열사의 해외증권발행을
허용하지 않기위해 "주간사포기"란 해결책을 찾아낸 것으로 관측.

실제로 현대자동차가 신청한 직후부터 증권가에선 "불허"란 소문이 팽배해
있었고 이날 아침까지도 증권업협회 주변에선 "일단 허용되지만 필수서류인
자금용도확인서를 발급받지못해 결국 취소될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서류를 상공부가 관장하는 것으로 이경우 그부담이 정부로 넘겨
진다는 이유때문에 주간사회사인 대우가 책임을 뒤집어쓴 것으로 추측.

현대자동차관계자는 "대우증권쪽에서 여러사정으로 미뤄볼때 입장이 곤란
해 주간사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자체엔진개발용 장비도입자금이
필요해 신청한만큼 철회할수 없다고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으로
주간사를 포기했다"며 대우증권을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이때문에 자금
조달계획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대우증권이 외부의 압력때문에 어쩔수없이
포기한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책임추궁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대우증권 관계자는 "자율적인 조정을 위해 증권업협회와 협의를
거쳐 주간사 포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하면서 외부의 압력에 대해서는 언급
을 회피. 또 이날 회의에서 3.4분기에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우선적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여 어디까지나 독자적인 판단
에 따라 내린 결정이란 점을 거듭 강조.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부와 현대그룹과의 관계때문에 대우증권측에 직.
간접적인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내주중 현대중공업등 현대그룹
3개사가 장외주식시장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지만 이역시 성사되기를 기대
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